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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애 씨에게 배우는 부산 토속 음식...해물찜과 밥새 본문
최미애 씨에게 배우는 부산 토속 음식 해물찜과 밥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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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물찜을 만들려면 우선 다양한 해물이 필요하다. 대합, 새우, 미더덕, 전복 등이 골고루 들어가는데 이 중 꼭 빼놓지 않은 해물이 군수다. 졸깃하게 씹히는 맛과 씹을수록 감칠맛이 배 어나는 군수는 사전에 ‘군소’로 표기되어 있고 경남 지방 사투리로 ‘군수’라 부르는데, 부산과 통영 인근에서만 즐기고 타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르는 듯하다. 내가 간혹 어머니식 해물찜을 만들어 타 지역 손님에게 대접하면 대부분이 군수를 가리키며 “이건 어떤 해물인가요?” 묻곤 한다. 군수는 색이 검고 뼈가 없는 연체동물로 해조류를 먹고 산다. 몸길이는 대체로 손바닥보다 작은데 개중에는 약 30cm까지 큰 것도 있다. 생김새는 껍질을 벗겨놓은 달팽이와 비슷한데 군수는 달팽이와 달리 등에 이고 다니는 집이 없고, 썰어놓으면 모양이나 색이 건해삼과 비슷해 해삼으로 오해받곤 한다. 여하튼 어머니는 해물찜에 군수를 필수로 넣으셨고, 나 역시 해물찜을 만들기 위해 장을 볼 때면 가장 먼저 장바구니에 담는 해물이 바로 이 군수다. 내 어머니식 해물찜을 맛있게 만들려면 우선 군수를 비롯한 갖가지 해물을 깨끗하게 다듬어 한입 크기로 먹기 좋게 썰어야 한다. 이때 전복은 너무 잘게 썰지 않고 칼집만 내 통째로 넣어야 음식이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 해물을 다듬은 후에는 해물 다음으로 중요한 재료인 콩나물, 고사리, 미나리 등의 채소와 각종 버섯을 다듬어 가늘게 채 썬다. 그러고는 큰 냄비를 중간 불에서 달군 뒤 썰어둔 대합을 넣고 참기름을 둘러 살짝 볶다가 물을 부어 끓인다. 이 과정은 해물찜의 맛을 깊게 하기 위해 밑국물을 만드는 것이다. 간혹 진한 맛을 내 기 위해 쇠고기로 밑국물을 내는 집도 있는데, 내 어머니는 쇠고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고 반드시 해물로만 맛을 내셨다. 냄비에 물이 끓어 대합의 맛이 우러날 즈음 손질한 해물, 버섯, 채소를 넣어 한소끔 끓으면 찹쌀가루 푼 것과 들깨 가루를 넣고 간을 해 해물찜을 완성한다. 풍성한 해물이 들깨 가루와 어우러져 깔끔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해물찜은 주말 가족 별식으로 즐기곤 했는데, 이맘때 담근 잘 익은 김장 김치와 곁들여 먹 으면 그 맛이 참 잘 어울렸다. ![]() 완성한 밥새의 모양은 고춧물에 비빈 질척한 밥과 비슷하다. 맛은 발효에서 오는 신맛이 살짝 돌며, 맵고 달다. 솔직히 시집와서 처음에는 이 낯선 음식에 정이 붙지 않았다. 정월이면 시어머니는 제일 먼저 밥새부터 만들어 큰 항아리 가득 담아두셨고 출출할 때마다 간식으로 한 보시기씩 떠서 맛있게 먹는 남편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결혼하고 아이들이 성인이 될 정도로 시간이 흐르자 내 몸엔 시댁의 피가 흐르나 보다. 요즘은 나 역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이 밥새부터 떠오른다.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입맛도 부모에게 물려받는지 남편을 꼭 닮은 아들은 밥새를 참 맛있게 먹는데, 나를 더 닮은 딸아이는 입에도 대질 않는다. 하지만 딸도 나이가 들면 나처럼 이 새콤달콤 매콤한 맛에 시원함까지 동시에 지닌 밥새의 매력에 푹 빠지리라. 발효 음식으로 소화가 잘되며, 먹으면 먹을수록 입맛이 당기는 밥새야말로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건강식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오른쪽) 대구 한의대학교 한방 식품 조리 영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최미애 씨 모녀. 어머니의 음식 솜씨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딸 이현주 씨는 부산 해운대에서 ‘홍삼 버거’로 유명한 수제 버거 전문점 마누솔(051-744-7344)을 운영하고 있다. 이 칼럼은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의 추천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는 평소 우리나라 각 지역의 다양하고 특색 있는 토속 음식이 잊혀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합니다. 매달 궁중음식연구원 지미재 회원과 함께 전국 각 지역의 어머니와 고향의 맛을 추억하고 소개합니다. 해물찜과 밥새 만들기 해물찜 ![]() 재료 군수·대합·전복·무·콩나물·고사리·양파·찹쌀가루·들깨 가루 100g씩, 새우·미더덕·표고버섯·미나리·팽이버섯 50g씩, 참기름·다진 마늘 1큰술씩, 소금 1작은술, 국간장 2큰술, 고춧가루(취향에 따라 약 1큰술 정도 넣는다) 약간 만들기 1 군수는 다듬어서 납작하게 채 썬다. 2 대합은 채 썰고, 전복은 칼집을 내고, 새우와 미더덕은 다듬는다. 3 콩나물은 머리와 꼬리를 떼고, 고사리는 데친다. 미나리는 다듬어서 5~6cm 길이로 썬다. 무와 양파·표고버섯은 채 썰고, 팽이버섯도 다른 채소와 비슷한 크기로 자른다. 4 달군 냄비에 채 썬 대합과 참기름을 넣고 살짝 볶은 다음 모든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한소끔 끓인다. 5 물이 끓어오르면 무, 콩나물, 고사리를 넣어 한소끔 끓인 뒤에 해산물과 버섯류를 넣어 다시 한 번 끓인다. 6 찹쌀가루와 들깨 가루는 각각 물에 개어둔다. ⑤의 해물이 익으면 다진 마늘과 개어둔 찹쌀가루와 들깨 가루를 넣고 잘 섞어 한소끔 더 끓인다. 소금과 국간장으로 간한 뒤 불을 끈다(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를 넣는다). 밥새 ![]() 재료 멥쌀 800g, 무 400g, 엿기름 가루 1큰술, 소금 1/2작은술, 고운 고춧가루 1 1/2컵, 설탕 3큰술 만들기 1 멥쌀은 씻어 물에 1시간 이상 불린 뒤 찜통에 쪄서 고두밥을 짓는다. 2 무는 가늘게 채 썬다. 3 엿기름 가루는 체에 쳐서 고운 가루만 모아 준비한다. 4 고춧가루는 끓는 물을 한 김 날려보낸 후 물에 넣고 갠다. 5 무채에 ④의 고춧가루 갠 것을 넣어 버무려 고춧물을 들인다. ①의 고두밥 역시 ④의 갠 고춧가루를 넣어 물을 들이고 마지막에 엿기름 가루, 소금, 설탕을 넣어 한데 버무린다. 6 아랫목에서 3일간(실온에서 5일간) 발효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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