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으레 입맛이 없어진다. 그럴 때마다 엄마가 차려주던 나물반찬이 그렇게 싫었다. ‘대체 나물이 어떻게 입맛을 살린다는 건가.’ 그러던 입맛이 나이가 들면서 달라진다. ‘나물이라는 게 그렇게 맛없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 것은 냉이국과 돌나물 무침을 경험했을 때다. 입맛이 살아나니 자연히 기분도 좋아졌다. 늘어져 있는 몸이 활기를 찾고 뭔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불끈 솟으니 음식의 의미를 새삼 돌아보게 만들었다. 음식은 단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의 의미를 뛰어넘는다는 것. 신체적 문제는 물론, 심리적인 문제까지 해결해주는 ‘치유’의 의미랄까. 누구나 한번쯤 음식이 주는 ‘치유의 마법’에 걸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그 마법은 특별한 기술이 있어야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간단한 레시피만으로도 가능하다. 우리는 당신의 활력 넘치는 봄을 위해 마법의 ‘제철 요리 레시피’를 준비했다. 자연 그대로의 기운을 머금은 봄나물, 믿을 수 없는 에너지를 주는 해산물,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과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거기다 몸에 좋은 영양소를 알맞게 배합한 혼합 음료까지 준비했으니 이제 춘곤증에 시달릴 일도 맥없이 풀어져 있을 일도 없다. 자, 당신은 어떤 음식으로 활력을 충전하고 봄을 만끽할 것인가.
천연 영양제 봄나물
봄나물은 비타민을 보충해주고 씁쓸해진 입맛을 돌아오게 하는 자연의 선물이다. 청정 기운을 듬뿍 머금은 나물, 무조건 데치고 무치는 것만 장땡이 아니다. 더 맛있고 영양가 있는 나물 요리가 당신의 심신에 차고 넘치리라.
돌나물 두부 무침
초고추장이 뿌려진 돌나물을 보고 돌나물을 먹는 방식은 이게 다인가 늘 궁금했다.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살짝 데쳐 두부와 함께 먹으니 부드럽고 고소했다. 재료만으로 이 맛을 살리기는 부족하다. 무침은 역시 양념장이 생명이다. 간단한 양념의 조합으로 돌나물은 다시 태어났다.
재료 돌나물 200g, 두부 100g, 양념재료 들기름 1큰술, 소금 ¼작은술, 설탕 ½ 작은술, 들깨 ½큰술
조리법
1 두부는 0.5cm 정도의 큐브 형태로 썰어 놓고 물기를 제거한다.
2 돌나물을 씻은 다음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담갔다 빼는 정도로 살짝만 데친 다음 찬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뺀다.
3 양념 재료들은 한곳에 넣고 고루 섞는다.
4 2의 돌나물에 양념장 ⅔ 정도를 넣고 버무린다.
5 접시에 두부와 4의 나물을 담고 나머지 양념을 뿌려낸다.
Tip 돌나물을 비롯한 나물들을 데칠 때는 담갔다가 빼는 듯한 느낌으로 살짝 데쳐주는 것이 포인트다. 너무 오래 데쳐서 식감을 잃지 않도록 한다.
아스파라거스 치즈구이
아스파라거스는 베이컨에 싸서만 먹어봤다. 다양한 치즈 아래 깔린 아스파라거스는 끈질기게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전히 오독오독 씹히는 아스파라거스와 고소한 치즈의 조합은 베이컨을 능가했다. 자연스레 맥주 한잔이 떠오른다.
재료 아스파라거스 적당량, 잭 치즈 , 콜비 치즈, 파르메산 치즈 적당량, 소금 적당량
조리법
1 아스파라거스는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30초 정도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놓는다.
2 오븐 팬에 아스파라거스 적당량을 담고 위에 파르메산 치즈, 잭 치즈, 콜비 치즈 순으로 올리고 190℃로 예열한 오븐에 10분 정도 구운 다음 접시에 담아낸다.
Tip 아스파라거스의 길이는 20〜25cm 정도가 적당하고, 생장점 순 끝이 벌어지지 않은 것이 좋다. 손질할 때도 가장 맛있는 부분이 끝과 봉우리이므로 아래쪽 반 정도만 껍질을 벗기고 질긴 아래쪽 3〜5cm는 잘라버린다.
두릅 샐러드
두릅의 모양은 매력적이나 쌉쌀한 맛은 낯설었다. 늘 찍어먹는 초고추장 대신 레몬즙 드레싱과 오렌지를 곁들여 먹으니 텁텁함 대신 상큼함이 전해진다. 입맛 없을 때 밥 없이도 먹을 수 있는 나물 간식을 발견했다.
재료 두릅 8대, 비트 ¼개, 오렌지 2개, 소금 약간
드레싱 재료 레몬즙 4큰술, 꿀 3큰술, 씨겨자 2큰술, 화이트와인식초 2큰술, 올리브오일 4큰술, 소금, 후추 약간
조리법
1 잔가시를 긁어 두릅을 손질한 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물기를 빼놓는다.
2 비트는 잘게 채썰어 키친타월에 올려 물기를 제거하고 오렌지는 겉껍질을 도려내 속 내용물을 발라놓는다. 3 드레싱 재료는 올리브오일과 소금, 식초를 제외하고 모두 골고루 섞은 다음 오일을 천천히 부어가면서 섞어주고 마지막에 소금, 후추로 간한다.
4 접시에 재료를 담은 다음 드레싱을 고루 뿌려낸다.
Tip 두릅은 봉오리 끝이 싱싱하고 전체적으로 굵직한 것이 좋다. 떫은맛이 심할 때는 식초물에 담가 두면 좋다.
▶ 돌나물 두부 무침 41kcal, 아스파라거스 치즈구이 96kcal, 두릅 샐러드 53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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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의 한의학적 효능 따스한 봄날 점심식사 후 졸린 눈꺼풀은 천하장사라도 들지 못한다고 했다. 이런 졸림 현상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었을 것이다.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되면서 산과 들이 얼었던 몸을 풀면 사람도 변화된 환경에 적응할 준비를 하게 된다. 한방에서는 음이 양의 기운으로 바뀔 때 가장 힘든 곳이 비장이라 한다. 따라서 자연의 기운이 변화되니 봄에 식사를 하게 되면 모든 기혈이 비장으로 몰려서 식후에 졸음이 오고 나른해지는 것이다. 산과 들마다 억세게 자라나 주는 봄나물들은 약해진 비장에 활력을 주는 고마운 약풀이다. 봄나물의 향취로 입맛을 찾았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소화가 편하니 혈액의 부담이 줄고, 소화기관으로 몰리던 산소가 뇌로 가게 되니 나름함이 줄고, 배설까지 개운하니 봄의 생동감이 비로소 몸으로 찾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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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가슴살 더덕말이
일단 맛있어 보인다. 심심한 닭가슴살이 더덕 향과 어우러져 진한 맛을 낸다. 장식쯤으로 생각했던 볶은 시금치가 어느새 요리와 함께 입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시금치를 기피하는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요리다.
재료 닭가슴살 2쪽, 시금치 200g, 더덕 100g, 버터, 소금, 후춧가루 약간 소스 재료 오렌지즙 ½컵 녹말가루 약간, 소금 약간, 흰 후춧가루 약간
조리법
1 칼집을 넣어 닭가슴살을 반으로 가른다. 하트 모양이 되게 살을 편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을 한다.
2 시금치는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짝 데친 다음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 후 버터에 살짝 볶아 놓는다.
3 더덕을 깨끗이 씻고 가늘게 채썰어 버터에 코팅하는 정도로 살짝 볶는다.
4 반으로 갈라놓은 닭가슴살 위에 더덕 볶은 것을 올리고 감싼 다음 흐트러지지 않도록 실로 묶거나 이쑤시개로 고정한다.
5 팬에 버터를 두르고 달군 다음 4를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 19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20분 정도 구워준다. 6 소스는 팬에 오렌지즙을 끓여 ⅓로 양이 줄어들면 녹말가루를 물에 개어 넣고 고루 저어 농도를 조절한 다음 소금과 흰 후춧가루로 간하여 만들어놓는다.
7 5를 먹기 좋게 잘라 담고 볶아놓은 시금치와 소스를 곁들여 낸다.
Tip 재료 고유의 향이 강한 더덕과 별다른 풍미가 없고 담백한 닭가슴살은 궁합이 좋다. 닭가슴살은 요리의 씹는 질감을 좋게 하면서, 더덕 자체의 향을 도드라지게 한다.
▶ tasty 268kcal
담백한 바다의 풍미 해산물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게, 타우린의 보고 조개, 소화기능에 도움을 주는 도미, 원기회복에 좋은 병어 등 봄철 해산물은 보약과 다름없는 기능을 한다. 에너지 충전의 시기에 이보다 더 좋은 요리들은 없다.
레몬소스 병어구이
가을에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가 있다면 봄에는 병어가 있다. 노릇노릇 구워져 나온 병어는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갈 지경. 담백하고 깔끔한 병어의 맛도 맛이지만 생크림을 넣은 버터로 맛을 살려도 낮은 칼로리는 걱정 없이 숟가락을 들게 한다.
재료 병어 2마리, 레몬즙 ¼ 컵, 다진 딜 1큰술, 소금, 후추 약간 소스 재료 레몬즙 1큰술, 생크림 ¼컵, 버터 15g, 다진 딜 2큰술, 소금 약간
조리법
1 병어를 깨끗이 씻은 다음 소금, 후추를 약간 뿌려놓는다.
2 레몬즙에 다진 딜을 섞어 1의 병어에 끼얹는다.
3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2의 병어를 초벌구이한다.
4 팬에 레몬즙을 끓여 반으로 줄 때까지 졸인 다음 생크림을 넣은 버터를 녹인다.
5 차이브를 넣고 소금으로 간해 소스를 만든다.
6 160℃로 예열한 오븐에 3의 병어를 넣고 소스의 반 정도를 뿌려 5분 정도 굽는다. 7 나머지 소스를 넣고 5분을 더 구운 후 접시에 담아낸다.
Tip 병어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으며 지방질이 낮고 소화가 잘돼 원기회복에 좋다. 표면이 매끄럽고 윤기가 흐르며 살이 단단하고 눌렀을 때 탄력이 느껴지는 것으로 고른다.
▶ 118kcal
태국식 쭈꾸미 꼬치
쭈꾸미는 우리가 특히 사랑하는 식재료다. 실한 봄 쭈꾸미라면 어떻게 해도 맛있겠지만 각종 재료의 맛이 배인 탕이나 볶음 대신 야채, 과일과 곁들여 먹는 쭈꾸미도 매력적이다. 라임 주스를 섞어 만든 피시 소스는 태국 음식 특유의 달콤한 풍미를 느끼게 해준다. 짭조름하면서 달달하다.
재료 쭈꾸미 4마리, 파인애플 ½조각, 청피망 1개, 홍피망 1개, 버터 약간, 피시 소스 ⅓컵, 라임 주스 ¼컵, 마늘 1개, 붉은 고추 1개
조리법
1 버터는 실온에 두어 크림 상태가 되도록 한다.
2 쭈꾸미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 껍질을 제거하여 준비한다.
3 마늘과 붉은 고추를 잘게 다져 피시 소스, 라임 주스와 섞어 소스를 만든다.
4 파인애플과 청피망, 홍피망을 한입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5 파인애플, 홍피망, 청피망, 쭈꾸미를 끼우고 표면에 버터를 발라 달구어진 그릴 팬에 굽는다(석쇠가 있으면 석쇠에 굽는 것이 좋다).
6 소스를 곁들여 접시에 담아낸다.
Tip 쭈꾸미는 그 자체에 소금기가 있어 손질하지 않고 요리를 하면 짠맛이 강해 제맛이 떨어진다. 몇 번이고 주물러서 소금기를 빼고 요리해야 한다.
조개찜
봉골레 파스타의 모시조개는 늘 아쉽다. 조금 더 먹고 싶은데 언제나 면보다 먼저 사라진다. 짭조름하고 쫄깃한 질감과 시원한 국물을 마음껏 맛보고 싶다면 조개찜을 추천한다. 냄비 한가득 비워도 칼로리는 고작 밥 3분의 1공기와 같으니 다이어트에도 그만이다.
재료 조개 460g, 마늘 1개, 생강 1개, 올리브오일 ½큰술, 참기름 ⅔큰술, 대파 흰부분 약간, 물½컵, 간장 1 ½큰술
조리법
1 조개를 해감한다.
2 마늘은 슬라이스, 생강은 잘게 채썰어놓고 대파 흰부분은 길게 채썰어 준비한다.
3 냄비에 조개, 생강, 마늘, 올리브오일, 대파, 물을 넣고 뚜껑을 덮고 10분 정도 끓인다.
4 3에 간장, 참기름, 후춧가루를 넣고 한소끔 끓여준다.
Tip 모시조개는 특유의 조개 냄새가 적고 살이 부드럽다. 요리를 할 때 단일 재료만으로도 훌륭한 조개의 식감을 느낄 수 있어 가장 많이 애용되고 있다.
크랩케이크
꽃게탕은 맛있지만 번거롭다. 간편하게 맛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케이크를 만들자고 했을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남자들의 취향이었다. 다른 재료를 섞지 않고 양념 재료만을 가미해 최대한 군더더기 없이 만들기로 했다. 결국 남자들도 게 눈 감추듯 먹을 수 있는 크랩케이크가 탄생했다.
재료 게살 170g, 빵가루 적당량, 달걀 1개, 디종머스터드 ½작은술, 우스터소스 ½작은술, 할라피뇨페퍼 1개, 고수잎 다진 것 1 ½큰술, 샬롯 1개, 마요네즈 2큰술, 레몬 제스트 약간, 식용유
조리법
1 게살은 물기를 적당히 빼고 빵가루를 넣어 잘 섞는다.
2 샬롯과 할라피뇨는 잘게 다진 후 달걀은 풀어놓는다.
3 2에 디종머스터드, 우스터소스, 고수잎 다진 것, 마요네즈 레몬 제스트를 넣어 골고루 섞는다.
4 3에 1을 넣어 잘 섞어 반죽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모양을 만든다.
5 달구어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만들어 놓은 크랩 반죽을 올리고 골드 브라운 컬러를 띨 때까지 굽는다.
6 다 구워진 크랩케이크는 키친 타월로 기름기를 제거해준 다음 180℃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굽는다.
Tip 게는 강한 산성식품으로 야채 등 알칼리성 식품과 먹어야 좋다.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어 해열에 약용으로 사용했으나 민감 체질은 주의한다.
▶ 태국식 쭈꾸미 꼬치 130kcal, 크랩케이크 218kcal, 조개찜 145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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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의 한의학적 효능 봄철 해산물로는 대표적으로 쭈꾸미, 해삼이 있는데, 쭈꾸미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타우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주며 근육의 피로회복 등에 효과적이어서 음에서 양으로 기운이 바뀌면서 자칫 약해질 수 있는 간 기능에 많은 도움이 된다. 또 해삼은 한방의 본초학에서는 원기 증진이나 정자 생성 등 정력 보강제로 사용되었다. 해삼이 보혈하면서 몸의 열을 떨어뜨리고, 배설기관을 관장하는 하초의 신장을 이롭게 하여 정력을 강하게 하기 때문이다. 봄철 해산물은 갑작스런 음양의 변화에 의해 흐트러지기 쉬운 기혈을 잡아줌으로써 피로를 회복할 수 있게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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