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이다♡

국내 최초 대형 한식당 한일관 & 국내 최초 프렌치 레스토랑 나인스게이트 본문

음식&요리/맛집 멋집

국내 최초 대형 한식당 한일관 & 국내 최초 프렌치 레스토랑 나인스게이트

dhgfykl; 2010. 2. 3. 17:48

국내 최초 대형 한식당 한일관& 국내 최초 프렌치 레스토랑 나인스게이트
장인 정신과 고집으로 맛의 역사를 쓰다
좋은 날, 기쁜 날이면 아버지가 한턱 내던 식당. 그곳에 손자 손을 잡고 다시 갈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축복이다. 옛 추억을 간직한 곳, 맛을 대물림하는 식당이 귀한 우리나라에 1백 년을 바라보는 식당이 있다. 세파에 휩쓸리지 않는 고마운 식당, 한일관과 나인스 게이트를 이끌어온 것은 장인 정신과 고집이었다.


1939년 탄생, 71세를 맞은 한식당 한일관
한일관의 역사는 1939년 고 故 신우경 여사가 종로에 ‘화선옥’이라는 식당을 열면서 시작된다. 장국밥과 너비아니가 주메뉴로 근방에서 음식 맛 좋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리고 해방 직후 ‘대한민국 으뜸 식당’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한일관’으로 바꿨다. 일본 식민지 시절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이름이었기에 해방의 기쁨을 대변하는 이름이기도 했다. 기쁨도 잠시,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자 부산에 피란을 가게 되었고, 1957년 다시 서울로 돌아와 폐허가 된 종로에 건물을 지었다. 창립자 신우경 여사는 배포가 크기로 유명하다. 음식도 인심 좋게 넉넉히 내고, 식당 크기도 당시로서는 상상을 초월한 규모였다. 1957년에 지었는데도 1970년대 초반까지 서울에서 가장 큰 식당으로 이름을 날렸으니 말이다. 총 4층으로 그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어서 서울 나들이를 온 지방 사람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로도 유명했다. 1978년 신우경 여사가 작고한 후 한일관은 딸 길순정 씨가 이어받았다. 그리고 1997년 길순정 사장이 세상을 뜨자 길순정 사장의 두 딸인 김은숙・김이숙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신우경 여사의 손맛과 경영 철학을 3대째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종로를 주름잡았던 한일관은 작년 12월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전했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종로점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한일관을 아끼는 많은 사람이 이를 안타까워했다. 한편으로는 한일관이 종로를 버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깊었다. 하지만 한일관 사람들은 모두 한일관이 있어야 할 곳은 종로라고 생각하므로 청진동 재개발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종로에도 입성할 계획이다.

1924년 탄생, 86세를 맞은 나인스 게이트
국내 최초의 프렌치 레스토랑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곳. 나인스 게이트는 조선시대에 있었던 사대문과 사소문 이외에 서울의 아홉 번째 문이라는 뜻이다. 1924년 조선 호텔이 4층 건물일 때 문을 연 ‘팜코트’가 그 전신이며, 1970년 ‘나인스 게이트’로 이름을 바꿨다. 나인스 게이트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황궁우’다. 황궁우는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3층의 팔각 정자로, 고종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환구단을 세운 후 2년 뒤에 지어 신위판을 모신 곳이다. 나인스 게이트에서는 이 황궁우와 고종 즉위 40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돌 북, 석조 대문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정원을 내다보며 식사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조선 최고의 명당이라는 점이다. 풍수 대가들은 ‘조선 호텔 터는 남산의 중심 맥을 따라 솟아 있는 형국으로 복이 넘치는 길한 터’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사업상 중요한 접대나 상견례 장소로 나인스 게이트를 찾는 이유다. 1924년 국내 최초의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문을 연 이래 나인스 게이트는 수십 년간 외국인 주방장의 손으로 이어져왔다. 나인스 게이트의 한국인 최초 주방장은 이민 씨로 나인스 게이트가 문을 연 지 69년 만인 1993년에야 한국인 주방장을 임명할 수 있었단다. 그 후 이민 셰프는 조선 호텔의 전사 메뉴 개발을 총지휘해오다 올해 2월 다시 나인스 게이트 주방장에 임명되었다. 대대적인 레노베이션 공사로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바뀐 나인스 게이트가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 주방장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이제 한국인 대표 셰프의 이름을 걸고 새로운 서양 요리를 선보일 때가 되었다’는 철학 때문이다.


한일관의 힘은 직원들에게서 나온다. 왼쪽부터 한일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박정미 지배인과 김동월 고문, 곽명훈 조리실장과 이재준 조리과장.

역대 대통령부터 일반 서민까지 대를 이어 찾는 한일관
“돌아가신 전 전남도지사 이을식 선생님은 1백4세의 연세에도 자주 오셨어요. 직원들에게 ‘내가 독립운동 할 때 여기 창립자 할머니 국밥 먹고 힘냈었다. 훌륭한 분이 세운 식당이니 열심히 하라’는 말을 자주 하셨죠.” 한일관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는 곽명훈 조리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한일관의 단골이었단다. 박정희 대통령은 한일관 조리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음식을 만들게 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엔 경호실 직원들이 주방과 홀을 점검했고, 미리 음식을 먹어 검사하는 ‘기미’도 했다. 김영삼, 김대중 두 대통령은 야당 총재 시절 정치계 인사들과 함께 찾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육개장을 즐겼다. 현 이명박 대통령 역시 자주 찾았다. 역대로 1월 1일 보신각 제야의 타종 행사를 마치면 서울시장을 비롯한 여러 인사들이 떡국을 먹는 식당이 한일관이었다. “지난 연말에 종로에서 강남으로 이전했는데, 서울시청에서 연락이 왔어요. 1월 1일 시청으로 와서 떡국을 해주면 안 되겠냐고요. 매년 저희 떡국으로 새해를 맞았으니까요. 하지만 시청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 수가 없어서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올해는 어떤 떡국을 드셨는지 궁금하네요.” 올해 64세인 김동월 고문은 31세에 입사한 이래 33년째 한일관에서 일하고 있다. 한일관은 정년 없이 오래 근무하는 직장으로도 유명하다. 종로에서 신사동으로 이전을 하고도 음식 맛과 서비스가 변하지 않은 것은 10년 이상 장기 근무한 직원들 덕이 크다. “직원들 모두 한일관을 내 집, 내 식당으로 여기며 일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요. 사장님도 직원을 가족같이 아껴주시죠. 1997년 증축할 때 6개월 동안 문을 닫았는데 그때 쉬는 직원들에게도 월급을 주셨죠. 워낙 가족 같이 정답게 일하다 보니까 이곳에서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직원도 많아요.” 한일관 자랑에 신이 난 곽명훈 조리실장의 오른팔인 이재준 조리과장, 홀을 책임지는 김동월 고문의 오른팔인 박정미 지배인 역시 10년 넘도록 한일관을 지켜온 멤버다.


프렌치 레스토랑 나인스 게이트를 이끄는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홀을 책임지는 박봉규・이유진・허인두 씨와 총괄 주방장 이민 상무.

정・재계 주요 인사와 지식인들의 안식처였던 나인스 게이트
“내 할아버지 사진을 왜 가렸어요? 그 사진 보려고 오는데….” 고객의 컴플레인이었다. 1974년 포드 대통령이 나인스 게이트에 왔을 당시 그의 할아버지가 외무부 요직에 근무했고, 포드 대통령 뒤쪽에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대통령이 크게 보이도록 사진을 확대하면서 가려진 것이다. “조선 호텔이 올해로 창립 96주년 됐습니다. 옛날부터 주요 행사가 많이 열렸고, 호텔 이용객의 대부분이 유명 인사였답니다. 요즘은 비즈니스 모임도 많고 가족 모임도 많습니다.” 실제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 묵으며 나인스 게이트에서 식사를 한 사람은 1946년 서재필 박사부터 1953년 메릴린 먼로, 1970년 박정희 대통령 내외와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 1976년 모하메드 알리, 최근의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귀빈이 다녀갔다.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인스 게이트는 각국의 귀빈은 물론 모던 보이, 모던 걸, 지식인들의 안식처였다. 대표적인 인물은 서재필 박사. 나인스 게이트는 조선 호텔에서 1년여 동안 지내며 독립운동을 한 그의 뜻을 기리는 마음으로 ‘서재필 룸’을 만들고 입구에 서재필 박사의 사진과 <독립신문> 등을 전시해놓았다. 그리고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나인스 게이트가 올해부터 조금 달라졌다. 자연스러운 서비스를 위해 가장 먼저 손님들을 주눅들게 하던 수많은 커트러리와 와인 잔의 수를 줄였다. 또 홀 직원들의 차림새와 서비스 태도에도 변화를 준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2대 8 가르마를 고수하던 헤어스타일을 자유롭게 한 겁니다.” 허인두 캡틴의 설명을 듣고 직원들의 모습을 보니 각각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이는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손님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다. “세계적인 프렌치 레스토랑들이 음식은 물론 서비스까지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선호하는 레스토랑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죠.”


1 한일관의 대표 메뉴 불고기. 1인분에 200g의 넉넉한 양으로 추가 주문 없이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2 맛이 깔끔한 서울식 냉면.


전통은 지키되 시대가 원하는 맛을 찾아내는 한일관
한일관이 오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맛’에 있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어떻게 그 맛을 유지했을까? “시대에 따라 사람들의 입맛이 많이 변했지요. 불고기를 예로 들면 30년 전에는 설탕을 지금보다 두세 배 정도 많이 넣었어요. 당시는 쇠고기도 귀했지만 설탕도 그에 못지않게 귀했죠. 그래서 단맛이 나는 불고기가 인기를 끌었어요. 하지만 점차 설탕을 줄이고 쇠고기 자체의 맛을 즐기는 쪽으로 손님들의 입맛이 변했어요. 음식의 간도 점점 약해졌죠. 사람들의 입맛이 변할 때마다 한일관의 음식에도 조금씩 변화를 주었어요. 늘 손님들의 변화를 체크하고 시대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아야 맛있는 음식을 낼 수 있습니다. 70년 내내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재료를 정직하게 사용한다는 것뿐이에요.” 곽명훈 조리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일관 음식 맛의 비결은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맛을 찾아내되 고유의 성격은 고집스레 지키는 정신에 있었다. 불고기와 함께 한일관을 대표하는 메뉴는 냉면이다. 한일관은 평양식도 함흥식도 아닌 서울식 냉면을 선보인다. 국물 맛은 깔끔하고 적당히 졸깃한 면이 특징이다. 갈비탕과 육개장, 만두탕 역시 서울 음식 스타일대로 정갈하고 깔끔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 한일관은 압구정점으로 이전하면서 맛은 그대로되 음식을 내는 방식을 조금 바꿨다. 그릇은 도예 작가의 도자기를 주로 사용하고 탕 요리는 열판이 깔린 유기 냄비에 담아 다 먹을 때까지 음식의 온도가 유지된다. 골동반(비빔밥)은 따뜻하게 데운 옹기에 담아 보기에도 격이 있다. 또 코스 요리든 일품요리든 일행이 모두 같은 음식을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1인분을 주문해도 정성스럽게 내는 한일관은 고기 양이 푸짐해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밥값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으로 이전한 후에도 별도의 서비스 요금이나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점에서도 한일관의 넉넉한 인심을 읽을 수 있다. 문의 02-732-3735

3 압구정점 오픈과 함께 선보인 차돌박이 구이와 향초무침.
4 한입 크기로 부쳐낸 녹두 빈대떡.
5 유기에 얌전하게 담아낸 궁중 비빔밥.



1 깻잎에 감싼 모둠 그레인과 호박꽃을 곁들인 카베르네 소비뇽 소스의 한우 안심 스테이크.
2 배추와 토시, 꼬막을 곁들인 나인스 게이트만의 양고기 스테이크.


정통 프랑스 요리에 우리의 맛을 입힌 나인스 게이트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칼럼니스트인 박재은 씨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추억의 메뉴로 나인스 게이트의 어니언 수프를 꼽았다. 나인스 게이트의 어니언 수프는 오픈 당시부터 지금까지 레시피에 변화를 주지 않아 예전의 맛을 그대로 유지해온 메뉴다. “어니언 수프는 저희 오랜 단골들이 저보다 더 맛을 잘 아세요. 그래서 수프 간이 조금 다르면 바로 컴플레인이 들어옵니다. 즐겁게 긴장하고 만드는 메뉴라고 할까요.” 하지만 나인스 게이트를 대표하는 메뉴는 단연코 스테이크란다. 이곳의 총괄 주방장인 이민 셰프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손님 대부분이 ‘스테이크 먹으러 왔다’고 한다는 것이다. 유년 시절부터 할아버지 손을 잡고 나인스 게이트를 찾았다는 고객 이상협 씨는 ‘나의 할아버지는 항상 스테이크는 나인스 게이트가 으뜸이라고 하셨다’고 회상한다. “스테이크는 무엇보다 고기의 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우부터 일본 와규, 호주산 쇠고기까지 국내 유명 백화점의 정육 코너에서 가장 좋은 등급으로 판매되는 것보다 한 등급 더 좋은 쇠고기를 납품받습니다. 또 나인스 게이트는 참숯을 이용해 스테이크를 굽기 때문에 숯 향이 쇠고기의 풍미를 더욱 좋게 하죠.” 이민 셰프는 나인스 게이트를 대표하는 스테이크의 맛을 더욱 좋게 하기 위해 항상 연구하고 또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 “최근 프랑스 음식의 트렌드 중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아시안 터치’입니다. 동남아시아 향신료나 채소로 맛에 변화를 주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 채소나 장류에 대해 많이 연구합니다. 수입 재료보다 우리 땅에서 제철에 난 재료가 가장 신선하고 좋기 때문에 우리 채소를 많이 활용하면 음식 맛이 훨씬 좋아지죠. 근래에는 깻잎이나 쑥갓, 된장 등으로 정통 프랑스 요리에 한국식 변화를 준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손님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요. 우리나라는 물론 서양 손님들도 무척 좋아하십니다.” 문의 02-317-0366

3 오이와 깻잎을 곁들인 된장 비네그레트의 참돔 카르파초.
4 쑥갓 비시수아즈를 곁들인 킹크랩 샐러드.
5 그뤼에르 치즈의 나인스 게이트 어니언 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