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이다♡

원기를 살리고 몸을 정화시키는 죽염의 힘 본문

&& LUXUTE &&/LIVING&TRAVEL

원기를 살리고 몸을 정화시키는 죽염의 힘

dhgfykl; 2010. 3. 10. 00:34

150년 전통의 죽염종가 인산가 김윤세 대표
원기를 살리고 몸을 정화시키는 죽염의 힘
삼봉산은 영산 靈山이다. 많은 사람이 아픈 몸을 추스르고 지친 마음을 다독이려 찾아드는 아버지의 품 안이다. 제 병은 제 힘으로 고칠 수 있고, 병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약이 있다는 신의방 新醫方을 제시한 인산 김일훈 선생을 기리는 인산문화원에서 만난 죽염과 마늘, 전통 장류에는 깊이 있는 음식 철학과 몸을 살리는 지혜가 담겨 있다.

(왼쪽) 김윤세, 유호순 씨 부부는 등산과 산책이 생활의 일부분이다. 평소에도 암벽 등반은 부부가 같이, 빙벽 등반은 김윤세 대표만 즐긴다.
(오른쪽) 밭마늘을 구워 죽염에 찍어 먹는 ‘죽염마늘요법’은 인산 김일훈 선생이 제시한 인산의학 최고의 핵심 처방이다.


경남 함양군 죽림리 삼봉산 중턱을 찾으면 원시림 한복판에 들어앉은 듯 아늑한 심신 휴양지인 인산연수원을 만날 수 있다.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한없이 관대했던 인산 김일훈 선생이 난치병 환자들을 돌보며 생애 마지막 의술을 펼친 곳이며, 그의 둘째 아들이자 제자이기도 한 김윤세 대표가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인산의학을 이어나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늦은 저녁, 차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서는데 가늘게 내리는 비를 좀 맞았다고 그새 오싹 한기가 든다. 엄동 추위는 아니어도 뼛속까지 저릿저릿하게 만드는 한기. 저녁을 거른 채 기다리고 있던 김윤세 대표와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뚝배기를 마주하고 앉았다. 늦어도 상관없으니 도착하는 대로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는 전화를 미리 받은 터다. 함양군 특산으로 꼽히는 머루와인을 곁들인 밥상.
두부를 넣지 않은 대신 감자와 호박, 청홍고추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에 밥을 비벼 먹었다. 시장하기도 했지만 제법 간이 센 된장찌개가 입에 달다. 꿀맛이다. 콩나물과 시금치는 들기름으로 무쳤다. 갖은 양념을 넣은 새우젓도 한 종지. 맨밥에 한 젓가락 올려 먹으니 달다. 이 집 음식은 죄 입에 달다. 고소하고 짭짤하게 입에 착 붙는 맛.

절절 끓는 황토 방에 허리를 지지는 맛
식사를 끝내자마자 죽염 반 스푼을 넣어 짭짤한 맛이 나는 커피를 종이컵에 담아 들고 나섰다. 인산연수원의 별미로 통하는 죽염커피다. 밤길을 걸어 언덕 아래에 있는 인산 황토 집에 닿았다.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목재와 황토 벽돌만으로 지은 건물들이다. 영호당과 홍인당, 수인당, 보인당, 숭인당 등 총 5채에 방은 모두 20개.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하지 않고 느지막이 오후에 출발한 것도 기실은 황토 방에서 묵는 하룻밤이 욕심났기 때문이다. 여름휴가철에는 2개월 전, 평소에는 1개월 전에 예약해야 할 만큼 많은 사람이 찾는다는데 주말에는 1년 내내 모든 방이 들어찬단다. 새벽녘에 제대로 지지라는 김윤세 대표의 밤 인사를 뒤로하고 들어선 황토 방은 이미 훈훈하다. 방에 딸린 욕실도 마찬가지. 아담한 방 가운데 요를 깔고 누워 이불을 턱 밑까지 끌어당겨 덮고 눈을 감았다.
새벽이 되니 아니나 다를까 방바닥이 절절 끓는다. 잠결에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면서도 온몸 마디마디가 나른하게 풀어지는 맛에 눈을 감고 혼곤한 잠을 마저 청했다. 황토 집에서 묵는 맛은 첫새벽에 제대로 알 수 있다. 땀을 흠씬 내고 일어나 방문을 열었을 때 싸하게 코끝을 찔러오는 청명한 공기를 마시는 것. 아침 안개가 자욱한 오솔길을 따라 산책을 한 후 가뿐해진 몸으로 아침 밥상을 대하며 김윤세 대표의 인산 섭생법을 들었다. 황태를 듬뿍 넣어 끓인 미역국이 시원하게 입맛을 당긴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죽염을 듬뿍 묻혀 양치를 합니다. 양치라는 미명하에 죽염을 두 숟가락 정도 먹는 것이지요. 생수에 죽염을 10% 정도의 농도로 탄 물을 눈에 넣으면 처음엔 따가워도 곧 편안해집니다. 시력을 보호하고 눈을 밝게 하는 데 그보다 더 좋은 처방은 없어요. 그런 다음 커피 대신 따끈한 간장차를 한 잔 마십니다. 몸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몸 안에 있는 냉기가 빠지지요. 아침 식사를 한 후에는 잘 구운 마늘을 죽염에 찍어 먹습니다.”
마늘을 죽염에 찍어 먹는 것은 인산 김일훈 선생이 제시한 인산의학 최고의 핵심 처방이다. 인산의학에서는 모든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이 방법을 쓰는데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에 5통 정도, 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증세에 따라 10~20통을 먹는다고 한다. 마늘을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쪽만 내어 뚝배기나 프라이팬에 올려 가스 불로 구운 다음 껍질을 벗겨 죽염에 찍어 먹는 것이다. 매운맛이 가셔서 고역스럽지는 않다. 아침나절에 섭취하는 죽염 양만 어림잡아도 몇 숟가락은 될 것이다.
“인산 건강법의 핵심은 순리에 맞게 삶을 영위하는 것이지요. 자연식 위주의 식생활, 몸을 움직이는 노동과 운동, 긍정적 사고방식이 제일 중요합니다. 식생활의 경우, 요즘 사람들은 짜게 먹으면 만병을 불러온다고 생각하는데 잘 따져보면 그것만큼 허점이 많은 얘기도 없어요. 소금 성분은 눈물 한 방울에도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소변이나 땀을 통해서도 끊임없이 배출되지요. 당연히 음식을 통해 보충해주어야 합니다. 지금 먹으면 간이 딱 맞다 싶은 음식도 등산을 한 후에 먹으면 싱겁게 느껴집니다. 그럴 땐 소금을 더 넣어 먹는 게 맞아요. 그게 순리죠. 단, 염화나트륨만 분리해낸 정제염이 아닌 무기질이 풍부한 소금을 먹어야 해요. 아홉 번 구워 독성을 빼고 무기질 함량을 높인 죽염이야말로 되도록 많이 먹어야 하는 소금이고요.”

인산연수원에 머물며 섭생 치유, 지리산 산행, 건강 강좌를 경험하는 심신 치유 프로그램은 예약이 필수다.

천일염과 대나무, 소나무, 황토의 약성을 모아 완성한 죽염
인산의학이라고도 부르는 김윤세 대표의 모든 섭생법은 아버지 김일훈 선생에게서 전수받은 것이다. 인산 仁山은 김일훈 선생의 호. 어릴 때 이름은 운룡 雲龍이라고 한다.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 모두 유학자이자 의학자인 집안에서 1909년 태어난 김일훈 선생은 네 살 때 어깨너머로 한글을 떼고 옥편을 모두 외워 한자마저 독학했다고. 일곱 살에 하늘에 걸린 오색 무지개를 보며 스스로 우주 공간과 지상 만물 속에 무한한 약성 藥性이 있음을 깨달았다고 전해진다. 여덟 살이 되던 해에는 독사에 물려 죽게 된 사람에게 마른 명태 다섯 마리를 푹 고아서 그 국물을 먹게 해 살려냈다고 하는데 ‘명태, 즉 북어는 몸 안에 수정수기 水精水氣가 강하므로 독사의 강한 화독 火毒을 눌러주는 최상의 해독약이 된다’는 것이 어린 운룡의 답이었다고. 집안에서는 대대로 소금을 구워 만든 약소금으로 건강을 지켰는데, 아홉 살 되던 해에 소금을 구울 때 아홉 번 반복해서 구워야 하고 아홉 번째 구울 때는 송진과 관솔 등으로 화력을 돋우어 소금을 용해시켜야만 제대로 효과가 날 수 있다고 할아버지에게 설명함으로써 죽염의 원리를 완성했다고 한다. 배움이 아닌 직관과 선천적 깨달음을 통해 나온 처방들을 발전시킨 것이 전설의 명의로 불리는 운룡의 인산의학이다. 열여섯 살 되던 해에 만주로 들어가 독립운동에 투신하다 체포되어 1년 6개월 복역한 끝에 탈출해 20여 년을 백두산, 묘향산 등에 숨어 지냈다. 그동안 자연물의 약리 작용을 연구하고 가는 곳마다 인술을 펴 수많은 사람을 살려내며 인산의학을 발전시켜나갔다. 현대인이 겪는 난치병은 대부분 음식물과 땀구멍을 통해 들어와 체내에 축적되는 독성 물질이 원인이므로 독성 물질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자연 치유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인산의학의 핵심이다. 병의 원인이 있는 곳에 치료제도 있기에 가난한 환자를 위해 값이 싸면서도 효과적인 처방만을 썼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한학을 공부한 김윤세 대표는 불교신문사 기자로 재직하던 1986년, 아버지의 구술을 기록한 의학 이론을 정리해 <신약 神藥>이라는 책으로 출간한 후 경남 함양 삼봉산으로 내려가 터를 잡고 죽염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식품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구현해나가고 있다.

죽염을 만드는 과정은 까다롭고도 섬세하다. 서해안 천일염을 가마니째 쌓아두고 중금속 성분인 간수를 3~5년에 걸쳐 뺀다. 남해안과 지리산 일대에서 3년 이상 자란 마디가 굵은 대나무로 만든 통에 천일염을 다져 넣고, 거름기가 없는 깊은 산속에서 퍼 온 황토를 반죽해 대통 입구를 막아 가마에 구워내면 첫 번째 작업이 끝난다. 이때 반드시 소나무 장작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 대나무의 유황 성분과 소나무의 유용 성분, 무쇠 가마의 철 기운이 대통 속에 스며들어 몸에 이로운 약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이 타서 재가 되고 소금이 기둥처럼 굳으면 다시 분쇄해 똑같은 과정을 여덟 번 반복한다. 마지막 아홉 번째 과정에서는 온도를 1600℃ 이상으로 높이는데 이때 죽염이 쇳물처럼 펄펄 끓어 완전히 녹아내린다. 이 과정에서 소금 속에 남아 있던 독성이 모두 사라지는데, 흘러내린 죽염을 하루 동안 식히면 단단한 돌처럼 굳는다. 이 알갱이를 분쇄한 것이 바로 아홉 번 구운 죽염이다. 이 모든 과정은 25일에 걸쳐 진행된다.
죽염은 수시로 죽염 알갱이나 곱게 분쇄한 죽염 가루를 반 스푼 정도입에 넣고 침으로 녹여가며 먹는데, 소화력을 도우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조금씩 자주 먹되 건강한 사람은 한 달에 250g 내외로 충분한데 중증 환자는 한 달에 1kg을 먹기도 한다고. 생전에 인산 선생은 ‘수행한다 생각하고 하루 종일 죽염을 입에 물고 있으라’는 가르침을 내리곤 했다고 한다.

(왼쪽) 쌀뜨물로 끓인 죽염 된장찌개와 들기름으로 무친 나물. 매실장아찌와 마늘장아찌, 새우젓만으로도 훌륭한 밥상.
(오른쪽) 장독대 한쪽엔 회원 전용 장을 보관하며 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