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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이다♡

건강한 그릇이 행복한 식탁을 만든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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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그릇이 행복한 식탁을 만든다

dhgfykl; 2009. 12. 9. 02:02

 

맛있는 음식,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넘어가도 마냥 좋은 유혹일 것이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심이 높은 분야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요리책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요리책이 요리 종류와 조리 방법에만 골몰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적어도 지금, 그릇의 자리는 비어 있다! 이제는 그릇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면 어떨까?

토기, 질그릇은 지금도 기록 역사 이전인 신석기시대 유물 발굴 현장에서 종종 그 원형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곡식과 음식을 맡기던 사람들의 손길과 맥박을 빛나는 금석문처럼 읽어주기도 한다. 우리의 도자기는 그렇게 질그릇에서 청자와 분청사기 그리고 백자로 그 모습을 바꾸어가며 아름답고 건강한 그릇으로 이 땅의 자랑거리가 되어왔다. 하지만 아무리 자랑거리라 해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랴. 사기장들은 흔히 말한다. 도자기의 3분의 1은 사기장이 만들고, 3분의 1은 불이 만들며, 나머지는 사용하는 사람이 만든다고. 쓰는 사람에 의해 완성된다는 의미인데 현실을 생각하면 조금 답답해진다.

 

 

이웃 일본에는 이미 도자기가 식기로 대중 속에 파고들었다. 그 배경에는 기타오지 로산진이란 인물이 있는데 그는 “그릇은 요리의 기모노” “요리와 그릇은 한 축의 두 바퀴”라는 명언을 남겼다. 깊이 음미해볼 만한 대목이다. 요리에서 그릇은 배경이며 무대다.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라는 시 구절처럼 요리는 자신의 ‘빛깔과 향기’에 어울리는 그릇에 담기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사실 우리 도자기는 기다림의 그릇, 융화의 그릇이다. 요란하지도 않고, 짙은 색깔로 자신을 주장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릇은 요리와 어울림이 본분임을 잊지 않고 있음이리라. 우리 그릇은 음식을 담아 서로 어울렸을 때 비로소 본모습을 드러내며 하나하나가 작품이 된다. 어찌 보면 그렇게 차린 밥상이 진정한 갤러리며 그런 나날이 전시회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자기 그릇에는 음식의 맛과 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볼거리가 있어 우리 눈이 즐겁다. 숟가락 젓가락 부딪는 소리도 은근하려니와 제각각인 살결도 자못 자랑스럽다. 이런 정겨운 이야기가 있는 식탁을 꿈꾸고 꾸민다면 어찌 감성이 메마르며 행복한 밥상이 되지 않겠는가. 도자기는 기 氣와 정 情이 있어 살아 빛나는 그릇이다. 도자기가 빛나려면 늘 바라보고 만져주고 닦아주어야 한다. 그렇게 손때 묻은 그릇은 또 다음 세대의 밥상에서 사랑과 정성으로 빛날 것이다.

 

철분이 없는 백토로 만든 백자
백자 白瓷는 음식의 모양과 색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그릇으로 순백색 흙에 투명한 유약을 발라 굽는다. 고려시대부터 청자와 함께 소량으로 만들어오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와 16세기 이후 꽃을 피웠다. 전통 백자의 종류는 장식이나 문양 없이 전체적인 선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순백자 純白瓷와 형태를 만든 뒤 회청 回靑이라는 코발트 안료로 무늬를 그린 다음 유약을 발라 굽는 청화백자 靑華白瓷, 산화철의 안료로 그림을 그리는 철회백자 鐵繪白瓷 등으로 구분된다.

 

 

 

갈색 흙에 검은 유약을 발라 구운 흑유
도자기 중 가장 모던한 느낌을 주는 것은 철분이 다량 함유된 유약을 발라 검은색을 띠는 도자기다. 흑유 黑釉 또는 흑자 黑瓷라 하는데 고려시대부터 만들어왔지만 그 수가 적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백자나 청자를 사용할 때 악센트로 흑유를 사용하면 한결 멋스러운 상차림을 완성할 수 있다.

맑은 빛을 내는 청자
청자 靑瓷 상차림은 우아하고 고상한 멋이 난다. 예로부터 옥 玉을 귀한 보석으로 여겼던 조상들은 부귀와 군자의 상징인 옥의 대용으로 청자를 빚기 시작했다. 청자가 내는 비취색은 유약에 함유된 미량의 철분이 굽는 동안 청색으로 환원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분으로 치장한 청자, 분청

우리 전통 그릇 중 가장 자유분방한 멋을 지닌 것이 분청 粉靑이다. 회색 또는 회흑색 흙에 백색 흙을 덧입혀 굽는 분청은 모양과 기법이 다양하다. 청자와 같은 흙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청자 유약을 발라 굽기 때문에 ‘분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박하고 자연에 가까운 색을 띠는 분청은 소탈한 느낌의 디자인이 어울린다.
구리로 착색해 붉은빛을 내는 진사
붉은색은 예로부터 잡귀를 물리친다고 믿었다. 진사 辰砂는 중국에서 전해진 자기로 백자 흙으로 빚은 그릇에 구리가 포함된 유약을 발라 환원 소성(산소를 감소시킨 가마에서 굽는 것)하여 구운 그릇이다. 만들기가 까다롭고 흉액을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어 왕실에 진상했던 자기로도 유명하다. 그릇 전체를 진사로 칠하기도 하지만 백자에 문양을 넣기 위해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 식기는 깨지는 것으로 사용하자
매일 사용하는 기물이 사람의 인성을 좌우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도자기를 쥐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자기를 사용하면 제일 처음 조심성을 배우게 된다. 그릇을 사용하고 내려놓을 땐 ‘살짝’, 그릇끼리 부딪히지 않게 ‘살살’ 다루는 침착함이 몸에 배는 것이다. 플라스틱 그릇만 사용한 아이들은 물건을 함부로 대하고 스스럼없이 거친 행동을 하기 쉽다. 깨진 뒤에는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를 스스로 깨닫고, 밥을 먹을 때마다 그릇에 수저가 부딪히는 맑고 투명한 소리를 들으며 인성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어린이 식기는 되도록 도자기로 준비해주자.



 

건강과 환경을 고려해 일회용종이컵 대신 도자기 컵을 사용하자
사용하고 버린 일회용 종이컵이 땅속에서 분해되려면 20년이 걸린다. 또 물이 새지 않게 만들기 위해 특수 비닐 코팅한 종이컵 중 질이 낮은 코팅제를 입힌 종이컵에서는 환경호르몬이 나올 수도 있다. 담겨 있는 차의 맛이나 향과도 관련이 있다. 따뜻하게 데운 도자기에 담아 낸 차와 차향보다 합성수지 코팅 냄새가 먼저 느껴지는 종이컵에 마시는 차 맛이 같을 리 없다. 종이컵 대신 도자기 컵을 사용해 매일 건강하고 맛있는 차를 마시자.

 

반찬 보관도 도자기가 으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주요 국가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을 보면 200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다른 나라들은 플라스틱 용기의 절반 이상을 음식물이 아닌 생활용품 보관함으로 쓰는 반면 우리나라는 80% 이상을 음식물 보관 용기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김치, 장류, 밑반찬 등 다른 나라보다 저장 음식을 많이 먹는 우리의 식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플라스틱 용기가 실용적이긴 하지만 김치나 장류, 젓갈 같은 발효식품의 경우 플라스틱 용기보다 숨 쉬는 옹기 등에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부터 격식을 갖춘 상차림에는 뚜껑이 있는 그릇 ‘합’을 사용했다. 밑반찬의 경우도 합에 담아두면 마르지 않게 음식을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식탁에 올려도 정중한 상차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