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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워진 것은 아름답다, 구이의 미학! 본문

음식&요리/Food & Cooking

구워진 것은 아름답다, 구이의 미학!

dhgfykl; 2010. 2. 22. 14:19

구워진 것은 아름답다, 구이의 미학!
음식을 굽는다는 것. 맛과 영양은 확실히 보장되지만 준비나 조리과정의 복잡함 때문에 집에서 요리하긴 조금 부담스럽다. 이에 집에 있는 오븐으로 할 수 있는 환상적인 구이요리를 준비했다. 더불어 한국의 대표구이 삼겹살 예찬론까지 함께 만나보자.

천천히 굽는 것은 겉의 바삭함과 육즙이 가득한 안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요리법이다.

오븐에 굽는 것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요리를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이다. 필요한 재료를 사서 양념하고 오븐에 넣은 뒤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오븐에서 요리가 구워지는 동안 맥주를 한잔할 수도 있고, 축구를 볼 수도 있으며 다른 요리를 할 수도 있다. 또한 오븐에 굽는 것은 시간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제어가 가능하다. 오븐에 구운 음식은 썰기 전 식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육즙으로 소스를 만들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오븐 굽기에는 두 가지 난코스가 있다. 바로 굽기가 언제 완료되는지를 아는 것(저렴한 요리 온도계 하나면 해결된다)과 제대로 고기를 자르는 것(반드시 잘 드는 칼이 필요하다)이다. 이 두 가지만 주의한다면 오븐 구이만큼 쉽고 편리한 요리도 드물 것이다.

Barbecued Pork Roast, Chinese-Style
중국식 돼지 바비큐
3시간에 걸친 돼지 바비큐는 집안 구석구석 군침 도는 냄새로 가득 차게 할 것이다. 천천히 굽기 때문에 고기 겉을 바삭바삭하게 할 수 있다. 오븐에 굽는 것은 고기를 색깔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고기의 가장 두꺼운 부분 온도가 71℃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 완전히 익혀야 육질이 부드럽다. 밥과 함께 간장이나 만들어둔 소스를 뿌려먹자.

준비물 돼지 어깻살 1.8~3kg, 해선장(춘장과 비슷한 중국식 소스) 2티스푼, 껍질을 벗긴 양파와 마늘 4쪽,1155cm 크기로 썬 생강, 말린 청양고추 2개, 잘게 썬 파 1개, 시나몬 가루 1티스푼(또는 매운 고춧가루 2티스푼), 소금 1티스푼, 후추 2티스푼, 참기름 약간, 식초와 간장 1티스푼, 채 썬 오이 1개, 고수 잎 1묶음

조리법 ①돼지고기에 사선으로 칼집을 낸다. 해선장에 마늘, 생강, 고추, 골파, 소금과 후추, 참기름을 넣고 믹서기로 간다. 이 반죽을 돼지고기의 구석구석에 빈틈없이 바른 뒤 잘 흡수되도록 냉장고에 24시간 보관한다.
오븐을 150℃로 예열해 둔다. 재워둔 돼지고기를 바닥에 1/2 가량 물을 채운 구이용 팬에 올린다. 1.8kg당 3시간씩 계산하여 고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오븐에 넣고 굽는다. 매 시간마다 고기의 방향을 돌리고 바닥에 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채워넣는다. 마지막에는 껍데기가 위로 향하도록 해서 마무리한다. 더 바삭한 껍데기를 원한다면 마지막에 오븐의 온도를 올린다.
포크로 돼지고기를 찢기 전에 10~15분 정도 식게 둔다. 돼지고기가 부드럽지 않으면 다시 오븐에 넣고 15~30분간 굽는다. 고기에서 떨어진 육즙은 최고의 양념이다. 기름을 걷어내고 고기에 뿌린다. 오이와 고수 잎으로 장식을 한 뒤 내면 완성.

Roast Steaks With Blue Cheese Crust
블루치즈크러스트 스테이크
가장 빠른 시간에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으깬 감자나 볶은 당근, 구운 콩과 함께 먹자.

준비물 쇠고기 안심이나 스테이크용 가슴살 1.1kg, 소금과 후추, 상온 보관한 블루치즈 170g, 버터 4티스푼(얼린 것 2티스푼, 녹인 것 2티스푼), 빵가루 3/4컵, 썬 파슬리 잎 1/4컵, 썬 세이지 잎 1티스푼, 후추 약간, 올리브오일 2티스푼, 썬 샬롯 1개, 레드와인 2컵, 우스터소스 2컵

조리법 ① 준비된 고기를 6등분한다. 안심을 사용한다면 양쪽 끝을 실로 묶으면 모양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기의 앞뒤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블루치즈와 녹은 버터를 포크로 잘 섞는다. 이것을 빵가루, 허브, 카이엔 후추와 잘 섞는다.
오븐을 176℃로 예열해 둔다. 솥에 올리브오일 1티스푼을 두른다. 다른 두꺼운 냄비에도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중불로 달군다. 달궈진 냄비에 고기를 올리고 앞뒤로 살짝 익힌다. 이 고기를 솥으로 옮긴 뒤 2번에서 만들어둔 블루치즈 고물을 고기 위에 얹는다. 7분 정도 구웠을 때 치즈가 거품을 내고 밝은 갈색으로 변하면 불을 끄고 접시에 덜어낸다.
고기를 덜어낸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샬롯을 넣은 뒤 부드러워질 때까지 졸인다. 여기에 와인을 넣은 뒤 거품이 일어날 때까지 졸인다. 걸쭉해지면 우스터소스와 얼린 버터를 넣고 계속 저어준다. 이 소스를 스테이크 위에 얹고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Roast Salmon Gravlax-Style
그라브락스 연어 이 요리는 연어 고유의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으며 바싹 구워진 연어의 바삭한 껍질을 맛볼 수 있다. 구운 레몬의 향이 소스에 더해져 찐 감자와 흑빵에 한층 더 산뜻한 맛을 낸다.

준비물 올리브오일 2티스푼, 둥글게 썰어 씨를 제거한 레몬 2개, 썬 미나리 1묶음, 껍질을 벗기지 않고 가시를 발라낸 연어 1.3kg, 흑설탕 1티스푼, 소금 1티스푼, 후추 1/2티스푼, 보드카나 진 1/2컵, 머스터드 소스 2티스푼, 크림 1컵

조리법 중불로 달궈진 솥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레몬을 바닥에 깐다. 미나리를 솥의 가운데에 쌓는다. 그 위에 연어의 껍질이 위로 가게 해서 생선을 놓는다. 날카로운 칼을 이용해 연어에 칼집을 넣는다. 흑설탕, 소금과 후추를 섞어 연어 전체에 골고루 뿌리고 칼집을 낸 곳에 잘 스며들게 한다.
오븐을 246℃로 예열한다. 연어의 껍질이 노릇해지고 바삭해질 때까지 굽는다. 부서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깊은 접시에 담는다.
솥을 가스레인지에 올려 약한 불로 레몬과 미나리가 끓을 때까지 졸인다. 주걱으로 레몬과 미나리가 바닥에 눌어붙은 양념들과 잘 섞이도록 저어준다. 수분이 대부분 빠져나갔다고 생각되면 크림과 머스터드 소스를 골고루 뿌리고 저어준다. 약한 불을 이용해 거품이 살짝 일게 하고 소금과 후추로 알맞게 간을 한 뒤 만들어둔 연어에 얹어내면 완성이다.

(위) 먹고 남은 생선살 부스러기는 스크램블 에그에 싸서 먹자.

Roasted Mussels With Coconut Curry
구운 홍합과 코코넛 카레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 요리다. 밥과 함께 먹을 생각이라면 밥을 먼저 짓도록 하라. 샐러드와 함께 먹거나 참기름으로 버무린 동양식 콜슬로우와 함께 먹자.

준비물 홍합 2.7~3.6kg, 버터 2티스푼, 자른 마늘 1티스푼, 생강 저민 것이나 레몬그라스 2티스푼, 카레 가루 2티스푼, 소금과 후추, 달콤한 화이트와인 1컵, 코코넛 밀크 1캔. 가니시(요리장식) 썬 라임, 잘게 썬 고수 1/2컵, 땅콩, 봄양파

조리법 ① 오븐을 232℃로 예열해 둔다. 홍합을 큰 솥에 늘어놓는다. 작은 냄비에 버터를 두르고 중불로 달군다. 거품이 날 때 마늘과 생강(또는 레몬그라스)을 넣고 젓는다. 마늘과 생강이 부드러워지면 카레 가루를 넣고 계속 저어준다. 소금과 후추도 넣는다. 매콤한 향이 올라오면 바로 와인을 넣는다. 이 양념을 홍합에 붓고 솥을 오븐에 넣는다.
10분간 구워 홍합의 입이 벌어지도록 한다. 솥을 오븐에서 꺼내어 코코넛 밀크를 전체에 고루 뿌린다. 솥이 흘러넘치지 않도록 가볍게 흔든 뒤 오븐에 다시 넣는다. 거의 모든 홍합이 입을 열고 코코넛 밀크가 거품을 낼 때까지 5~10분 정도 더 구운 뒤 불을 끈다.
오븐에서 솥을 꺼낸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대접에 담아 미리 만들어 놓은 가니시와 함께 낸다.


스테이크에 치즈와 빵가루로 된 옷을 입히자.

1-Hour Roast Butterflied Turkey With Winter Panzanella
버터에 구운 칠면조와 판자넬라 (이탈리아식 브레드 샐러드)
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대접하기 좋은 요리다. 시저 샐러드만 있다면 간단하게 저녁초대 손님을 접대할 수 있고 생일 파티 등 화려한 분위기가 필요한 자리에도 잘 어울리는 요리다.

준비물(약 10인분) 칠면조고기 3.6~5.4kg, 소금과 후추 약간, 세이지 잎 12개, 올리브 오일 1/2컵, 큰 빵 2덩어리 1kg, 얇게 썬 적 양파 1개, 채 썬 셀러리 스틱 6개, 오일에 재운 말린 토마토 1컵, 썬 마늘 2티스푼, 타임, 와인 식초 1/4컵, 파슬리와 바질 1컵

조리법 ① 오븐을 232℃로 예열해 둔다. 등뼈를 제거한 칠면조의 등이 바닥에 닿도록 한 뒤 눌러서 바닥에 붙인다. 소금과 후추를 칠면조의 구석구석에 바른다. 세이지 잎을 칠면조 위에 고르게 올린 뒤 올리브오일을 바른다. 다시 한번 소금과 후추로 마무리.
칠면조가 들어가기에 충분한 솥을 준비한다. 판자넬라를 만들기 위해 빵을 큼직하고 네모나게 자른다. 양파, 셀러리, 토마토, 마늘, 타임을 넣는다. 소금과 후추를 뿌린 뒤 올리브오일 1/4컵을 뿌려 준다. 굽는 동안 칠면조의 수분이 빠져나가면 고기가 푸석해지기 때문에 올리브오일을 충분히 뿌려주자.
2번에서 만들어둔 양념을 바닥에 깔고 칠면조의 껍질이 위로 향하게 해서 30분간 굽는다. 중간 중간 타지 않도록 살짝 방향을 바꿔줘야 한다. 칠면조에서 나오는 육즙이 빵에 스며들어 굽는 동안 타지 않도록 해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빵이 탄다 싶으면 식초를 뿌려 막을 수 있다. 칠면조의 넓적다리를 찔렀을 때 73℃라면 제대로 익은 것이다.
칠면조를 오븐에서 꺼내어 큰 접시에 옮기자. 파슬리와 바질 그리고 식초로 간을 한다. 바삭한 칠면조를 원한다면 전원을 끈 오븐에 15분간 칠면조를 더 넣어둔다. 판자넬라와 함께 낸다.

(위) 작은 홍합에 생강과 레몬그라스 같은 강한 향신료를 더해 풍성한 맛을 내자.


‘구이스트’ 이종수의 구이 예찬론
구이의 세계는 심오하거늘

삼겹살에서 기름 쏙 빼듯이, 정치적 배경을 쏙 뺀 국민교육헌장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는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라는 표현이다. 그 조상이 원인猿人인지 원인原人인지 구인舊人인지는 내게 별 상관이 없다.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그’가 내 조상이다. 인간과 짐승을 가르는 변별력은 여러 가지가 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동물의 뼈를 사용한 순간을 인류 진화의 터닝 포인트로 삼은 스탠리 큐브릭이라면 도구를 꼽을 것이다. ‘포르노 왕국의 제왕’ 휴 헤프너라면 번식과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섹스를 분리했다는 점을 들 것이며 고기구이 마니아인 나는 인간만이 불을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식재료를 불에 익혀 먹는 화식火食의 기초는 구이다. 인간이 처음 불을 다루기 시작한 시점에는 의미 그대로의 직화구이가 전부였을 것이다. 작은 동물이라면 통째로, 큰 동물이라면 고깃덩이를 잘라내 불 위에 얹어 굽다가 차츰 꼬챙이에 꿰거나 넓적한 돌 위에 얹는 식으로 발전했을 것이다. 한편 물과 함께 요리하는 방법은 적어도 토기의 등장 이후부터 가능했겠거니 했는데, <대지의 아이들>을 필두로 하는 진 M. 아우얼의 ‘에일라’ 시리즈에서는 크로마뇽인이 풀을 촘촘히 엮어 만든 바구니에 물과 식재료를 담고 불에 달군 돌멩이를 넣어 ‘끓이는’ 방법이 묘사되어 있다. 그럴듯하다.

실제로 원시인이 언제부터 고깃국이나 죽을 끓여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인류학자가 인정하듯 분명한 것은 구이가 먼저라는 사실이다. 구이에는 초기 인류의 변별성과 생존 철학과 미식론이 담겨 있다. 불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다룰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인 인간은 고기와 생선을 불에 구워 먹음으로써 기생충 감염과 질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 불은 요리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동물의 습격과 추위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파수꾼이자 보호자였다. 나아가 날것으로는 먹기 힘든 부위조차 ‘불맛’을 쐬면 살코기와는 또 다른 풍미를 얻을 수 있었다. 모두가 불의 은총이다.

이종수의 삼겹살 가라사대
나는 오늘도 불의 은혜로움에 감사하며 불판 위에서 삼겹살 한 점을뒤집는다. 구이의 백미는 단연 삼겹살이다. 총칭해 삼겹살일 뿐, 세세하게 가르자면 삼겹살 구이는 하위 장르가 다양하다. 대패 삼겹살은 패스트푸드고 두꺼운 삼겹살은 슬로푸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은 1cm 두께의 긴 통 삼겹살이다. 낭창낭창한 고기를 뒤집는 동작, 뒤집었을 때 노릇하게 드러나는 철망 자국, 두꺼운 부위는 좁게, 얇은 부위는 넓게 잘라 일정한 무게의 한입 크기로 자르는 가위질 소리는 식욕을 돋우는 공감각적 행위 예술이 된다. 삼겹살 굽기에 자신 있는 사람들일수록 두툼한 통 삼겹살을 선호하는 까닭이다.

삼겹살 구이 도구와 방법론도 다채로워졌는데, 불과 불판의 종류에 따라서도 구이법을 달리해야 한다. 예컨대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표준 불판이었던 네모난 주철판과 가스버너의 조합에서는 비교적 불판의 온도가 균일해 굳이 ‘윗목’과 ‘아랫목’을 나눌 필요가 없다. 하지만 커다란 벼룻돌을 기울여 가스버너 위에 얹은 불판에서는 가장 뜨거운 곳에 고기를 얹고 덜 뜨거운 위쪽에는 마늘과 양파를, 아래쪽에는 김치를 얹으면 딱 좋다. ‘솥뚜껑+가스버너와 철망+숯불’의 조합에서도 고기와 곁가지 배열이 달라진다. 삼겹살 구이의 세계는 심오하거든.

삽겹살 맛있게 굽기!
가열즙포加熱汁捕 기름은 빼야 하지만 육즙은 가두어야 맛이 좋다. 그런데 고기는 자꾸 뒤집으면 안 된다는 속설(숯불과 철망, 신선한 쇠고기라면 이게 맞다)을 믿고 불판 위에 삼겹살을 얹어둔 채 한참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물이 끓어 넘치는 것처럼 고기 위와 옆을 통해 육즙이 흘러나오기 십상이다. 현실적으로 삼겹살은 일단 한 번씩 뒤집어 고기 양쪽 표면을 살짝 익힌 다음에 본격적으로 굽고 기름을 빼는 게 좋다. 특히, 냉동육뿐 아니라 냉장육 같아 보이는 삼겹살도 사실 냉동 유통 후에 해동해 내놓는 경우가 꽤 있다. 한 번 얼었던 고기는 세포벽이 파괴되어 있기 때문에 희멀건 육즙이 많이 나온다. 이런 고기라도 육즙을 보존하면 좀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예열가감豫熱加減 두꺼운 솥뚜껑이나 벼룻돌 위에서 구워먹을 때는 가열과 감열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므로 불을 키우고 줄일지를 미리 예상해 조절해야 한다. 감열 타이밍을 놓치면 불을 줄이고도 한참 동안 고기가 타고, 가열 타이밍을 놓치면 먹다가 쉬게 되거나 썰렁한 불판에서 데워지는 고기를 보며 식탁 분위기도 썰렁해진다.
육온지열肉溫脂熱 고기 섭취가 잦은 사람일수록 최대한 기름은 쏙 빼고 먹는 게 좋다. 그런데 고기 부위는 너무 오래 열을 가하면 뻣뻣하고 맛이 없어진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지방에 더 많은 열을 가한다. 요령은 이렇다. 대개 두꺼운 고기를 내는 식당이 즐겨 쓰는 솥뚜껑이나 기울인 벼룻돌처럼 온도가 불균일한 불판에서는 항상 지방 쪽을 더 뜨거운 방향으로 놓는다. 대개 3~4mm 두께의 고기를 내는 식당은 상대적으로 수평형인 불판을 쓰곤 하는데, 두께가 얇은 고기라면 일단 충분히 구운 뒤에 ‘ㄷ’자 형태로 접어서 지방 쪽만 불판에 닿게 놓는다.
쾌속탈지快速脫脂 두꺼운 삼겹살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지방을 빼는 게 좋은데 짧은 시간에 바싹 굽고자 한다면 가위로 재단하는 방법도 있다. 일단 한입 크기로 자른 삼겹살의 비계 쪽만 세로로 갈라 불판 위에 ‘ㅅ’자 형태로 얹으면 고기를 태우지 않으면서도 빠른 탈지脫脂를 도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바삭바삭한 삼겹살을 먹고자 하는 욕구가 더 크기 때문에 여자를 꾀는 데도 효과적이다. 한편 가위는 이럴 때도 유효하게 쓰인다. 굽다 보면 살코기 부분이 오목하게 오그라드는 경우(보통 얇거나 중간 두께로 썰어내는 식당에서 발견되곤 하는데 엄밀히 말해 삼겹살 부위가 아니다)가 있다. 오목한 곳은 잘 익지 않는데, 가위로 오목한 중심점에서 가장자리까지 절개해주면 펼침이 좋아져 좀더 균일하게 익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