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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맛 나게 하는 잔을 찾아라 본문

&& LUXUTE &&/LIVING&TRAVEL

술맛 나게 하는 잔을 찾아라

dhgfykl; 2010. 2. 3. 19:52

술맛 나게 하는 잔을 찾아라
그 술은 그 잔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고 그 술은 그 잔에 담아야 한다. 주류 회사들은 아예 자사의 술을 위해 특별한 잔을 제작하기도 한다. 술맛 나게 하는 잔, 제대로 맞춰 보자.


1 보르도 글라스 좁은 잔은 화이트와인을 위한 것이요, 넓은 잔은 레드와인을 마시기 좋은 잔이라는 건 이제 상식이 되었다. 하지만 레드와인도 제대로 마시려면 품종에 따라, 용도에 따라 다시 잔이 나뉜다. 하지만 평생단 한가지 잔으로 마셔야 한다면? 보르도 잔부터 챙겨라. 대부분의 품종과 어울리는 후덕한 잔이기 때문이다. 보르도 잔이 레드와인과 천생연분이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검증한 연구도 있다. 미국 테네시 대학교 연구팀이 와인의 타닌 함량을 알려주는 갈산gallic acid의 양을 측정해, 잔과 와인 맛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이다. 같은 병에서 나온 와인도 글라스 모양과 크기에 따라 화학 성분이 변한다. 갈산은 공기에 노출되면서 에스테르로 변화하여 와인의 촉감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갈산 수치가 높으면 자극적인 맛이 강해진다. 실험 결과 보르도 잔은 상대적으로 다른 잔보다 에스테르의 수치를 높였는데, 연구진들은 보르도 잔이 다른 잔보다 공기에 노출되는 면적이 더 넓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2 부르고뉴 글라스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피노누아. 와인 영화 <사이드웨이>에서 가장 까다롭지만 매력적인 맛을 내는 품종으로 추앙받은 그 녀석이다. 이 피노누아 역시 진정한 향을 뿜어내기 위해서는 공기 접촉이 필수다. 그래서 부르고뉴 와인잔은 보르도 잔보다 볼 부분이 넓다. 볼 부분이 넓으면, 글라스를 돌렸을 때 아래쪽에 웅크린 향들이 더 쉽게 살아난다.

3 샴페인 글라스 화이트와인 잔이 아니다. ‘플루트Flute’라는 정식 명칭이 있는 어엿한 샴페인 잔이다. 샴페인의 생명인 기포를 오래 유지하고, 또 더 잘 감상할 수 있도록 길고 좁은 형태로 만들어졌다. 과거의 샴페인 잔인 쿠프Coupe는 지금의 잔보다 넓은 형태로, 애초부터 여자의 젖가슴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한다. 샴페인을 좋아한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도 자신의 왼쪽 젖가슴을 본떠 샴페인 잔을 만들었다. 왼쪽 가슴이 더 예뻤나?

4 코냑 글라스 와인을 증류해 깊고 풍부한 향을 자랑하는 코냑은 레드와인과 비슷한 성격을 가졌다. 때문에 서로 잔을 바꾸어도 궁합이 잘 맞는다. 다만 정통 코냑 잔은 다리가 없이 잔 바닥을 손바닥으로 감싸 체온으로 코냑을 데워서 더 풍부한 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중앙난방이 없던 19세기와 달리 한겨울에도 실내에서 반팔을 입는 요즘 시대에는 손으로 데워 마실 이유가 사라졌다. 그래서 요즘은 전통적인 방식 대신 얼음을 넣어 편하게 마시는 방식이 더 인기다. 이 독특한 코냑 잔은 코냑 브랜드 헤네시에서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스탠딩 파티 등에서 장시간 들고 있어도 괴롭지 않도록 양옆에 홈이 파여 있다.


5 튤립 글라스 위스키 마니아들은 싱글 몰트인지, 블렌드인지 위스키 종류나, 브랜드별, 연산별로 느껴지는 차이를 냄새만 맡고 귀신같이 구분해낸다. 그럴 때 사용하면 좋은 잔이 튤립 글라스다. 주로 위스키를 테이스팅할 때 자주 볼 수 있는데, 뚜껑이 있어 미리 위스키를 따라놓아도 향이 날아가지 않고, 튤립 모양 글라스가 향을 풍부하게 뿜어낸다. 좋은 위스키를 땄다거나, 다양한 위스키를 비교 시음할 때 활용해보라. “입구가 작은 튤립 글라스는 증발이 일어나는 면적이 작아 코냑의 아로마를 즐길 때에도 안성맞춤이라, 코냑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입이 크면 알코올이 바로 코로 올라오기 때문에 후각이 미뢰를 지나치게 압도하게 되죠.” 모엣헤네시 코리아 이미양 차장의 말에 따르면, 130㎖ 튤립 글라스에 위스키 또는 코냑을 25㎖ 정도만 따를 때 향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다. “싱글 몰트 위스키 글렌모렌지에서 사용하는 온더락스 글라스 또한 잔 바닥에서 입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살짝 오므라져 있습니다. 역시 알코올 향이 확 올라오지 않게 해 조금씩 위스키를 음미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입니다.”

6 육각 글라스 두툼한 두께가 맥주의 찬 온도를 유지해준다. “잔의 굴곡은 풍부한 거품을 만들어내고, 넓은 입구는 호가든의 풍부한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호가든을 홍보하는 캐파컴 차서령 과장의 설명이다. “호가든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이 육각 글라스에 3분의 2 정도까지 호가든을 따른 다음, 병이나 캔을 잘 흔들어 거품을 낸 후, 글라스에 새겨진 로고의 위치만큼 거품으로 덮어 마시는 것입니다.”

7 바이젠 글라스 끊임없이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늘씬한 몸매, 은근한 라인이 맥주의 향을 알맞게 유지해준다. 퇴근 후 들른 술집에서 아사히 슈퍼 드라이를 주문했는데 엉뚱한 잔이 나왔다면, 제대로 된 잔을 내놓을 때까지 떼를 쓰라. 병맥주든, 캔맥주든 입 대고 마시는 것보다 잔에 따르는 게 좋다. 맥주를 따르는 동안 탄산이 적당히 날아가면서 맛이 한결 좋아지기 때문이다. 거품을 제대로 만들려면 여러 번 나눠 따라라.

8 롱 드링크 글라스 다양한 칵테일에 베이스로 사용되는 보드카. 보드카 베이스 칵테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잔이 롱 드링크 잔으로 얼음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정도로 길다. 이 잔은 앱솔루트 보드카가 2007년 글라스 프로젝트를 열어 만든 잔이다. 앱솔루트 ‘그리치치 컬렉션’으로 명명된 이 잔의 특징은 살짝 쳐든 엉덩이 바닥에 앱솔루트 로고가 박혀 있다는 것이다.


9  샷 글라스 프리미엄 보드카는 샷으로 마셔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샷 글라스는 칵테일을 만들 때도 유용하다. 칵테일 레시피는 1온스, 약 30㎖를 기준으로 하는데, 샷 글라스 하나 가득 따르면 대충 1온스가 나온다.

10 더운 사케 잔 복어지느러미를 구워 넣은 구수한 히레사케 한 잔이면 동장군도 두렵지 않다. 두툼한 잔은 따뜻하게 데운 사케의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만들어졌다.“더운 사케를 만들 때 사케를 그대로 끓이거나 직접 불을 붙이면 알코올과 사케의 섬세한 향이 모두 증발합니다. 중탕으로 데워 40~45℃ 정도로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140여 종의 프리미엄 사케를 맛볼 수 있는 재패니스 다이닝 ‘담’ 진경수 셰프의 조언이다.

11 사케 잔 기포가 올라오는 ‘스파클링 사케’를 제외하면 이 잔 하나로 차고 더운 사케를 모두 즐길 수 있다. “단맛이 도는 아마구치 사케는 약간 큰 잔에, 쌉쌀한 맛의 가라구치 사케는 작은 잔에 마시면 좋습니다.” 진경수 셰프의 설명이다. “사케 병의 라벨을 보면 어떤 온도에 가장 좋은 맛을 내는지 표시가 있습니다. 라벨을 항상 확인하세요.”


1 산화납 사용을 배제하고 대신 바륨을 사용하여 환경과 내구성을 함께 생각한 보르도 잔은 스톨즈 제품.
2 부르고뉴 잔은 스톨즈 제품.
3 플루트 잔은 뵈브 클리코 제품.



소주잔은 왜 이 모양인가?
도수가 20도남짓인 독주이며, 양주처럼 얼음이나 물을 타 마시는 일도 없기 때문에 작은 잔이 어울리지만 왜 하필 지금 형태가 된 것일까? 주당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설은 첫째, 한 모금에 털어 넣기 딱 좋은 ‘원 샷’잔이라는 것, 둘째, 두세 명이 똑같이 따라 마셨을 때 절대 나누어떨어지지 않아 1병을 더 시키게 유도하는 주류 회사의 ‘음모’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실제로 소주 1병은 360㎖, 소주잔의 용량은 약 55㎖로 잔을 적당히 채워 술을 따랐을 때 7.5잔이 나온다. 한편 연말연시를 기해 부산시 등은 기존 소주잔보다 훨씬 작은 ‘절주잔’을 보급했는데, 기존 소주잔의 절반 이하 용량으로 소주 1병을 따르면 무려 18잔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