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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미美'를 맛보다.. 청담동 도쿄 사이카보 본문

음식&요리/맛집 멋집

일본의 '미美'를 맛보다.. 청담동 도쿄 사이카보

dhgfykl; 2010. 2. 3. 18:02

청담동 도쿄 사이카보
일본의 '미美'를 맛보다
장모가 사위를 대접하듯 정성스럽게 차려낸다는 의미의 ‘도쿄 사이카보’. 일본에서 성공한 한식 기업 처가방의 오영석 회장이 2년 동안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다. 자연미 풍기는 모던한 공간에서 핫토리요리학교 출신의 주방장들이 차려내는 요리를 통해 일본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 20개의 음식점과 15개의 식품점을 거느린 외식 사업가로 잘 알려진 오영석 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사람에게 인생의 기회는 세 번 온다’는 누군가의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어떤 이는 그 기회를 안타깝게 놓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잘 포착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기도 한다. ‘장모가 사위를 대접하듯’ 푸짐하고 정성스럽게 차려낸다는 의미의 외식 사업체 ‘처가방’을 운영하고 있는 오영석 회장에게는 20년 전에 일생일대 기회가 찾아왔다. 일찍이 일본으로 건너가 한국인 최초로 게이오 백화점에 취직해, 패션 관련 일을 하던 그는 우연찮게 일본 백화점 직원들을 초대해 한식을 대접한 게 계기가 돼 오늘날의 외식 사업가가 된 것. 그저 집에서 식구들과 먹던 대로 편하게 김치에 몇 가지 음식을 더해 차렸을 뿐인데, 맛을 본 이들이 하나같이 매료돼 한식을 극찬했다. 1993년, 오영석 회장은 한국 김치는 물론 일본 기무치조차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일본 시장에 과감하게 한국 김치를 판매하는 식품점을 오픈했다. 당시 한국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얼마나 없으면, 발효된 김치를 보고 썩은 게 아니냐고 문의하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다. 한국 음식 문화 전도사를 자처하며 오영석 회장은 3년 뒤 김치 가게에 이어 한식당 ‘처가방’을 오픈했다. 한식이라고 하면 으레 야키니쿠(양념갈비)만 아는 일본인들에게 우리네 다양한 음식 문화를 알리고 싶었다. 오영석 회장은 처가방이 일본으로 여행 온 한국 사람들을 위한 허름한 뒷골목 한식당이 아닌, 입맛 까다로운 일본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한식당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오늘날 처가방을 찾는 사람들의 99%는 외국인이고, 코리안 타운에는 아예 숍이 들어가 있지 않다.

(위)  모던한 공간에 자연미를 더한 1층 공간. 테이블과 의자 역시 전체적인 공간 디자인에 맞춰 건축가 배대용 씨가 직접 디자인했다.


1 전체적으로 모던한 공간에 나무, 돌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해 감각적이면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2 그저 커다란 바위 하나 놓았을 뿐인데…. 도쿄 사이카보에 가면 2층 여자 화장실에 꼭 들를 것.



1 오픈 키친을 통해 음식 데커레이션을 하는 일본 셰프들의 정교한 손놀림을 구경할 수 있다.

4년 전 즈음, 오영석 회장은 한국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이제는 한국에 일본의 음식 문화를 제대로 알려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시간을 두고 완성한 곳이 청담동의 일본 정통 음식점 도쿄 사이카보Tokyo Saikabo다. 이곳의 운영을 맡은 오지은 이사는 먼저 일본에서 유명한 셰프 가사하라 마사히로 씨를 푸드 프로듀서로 영입해 단순히 음식만이 아닌 일본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메뉴를 준비했다. 음식의 양과 내오는 속도만 한국 스타일에 맞춰 조금 바꿨을 뿐, 맛과 조리법 등은 정통 일식 그대로다. 가사하라 마사히로 씨는 “일본 음식에는 사계절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밤송이나 감과 같은 식자재로 음식을 장식하지요. 일식은 먼저 눈을 즐겁게 해주고, 미각을 채워줍니다. 거기다 몸에도 좋으니 우리 몸에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한 음식이지요.”라고 말한다. 제철 식자재는 물론 제철 소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먹기에도 보기에도 좋은 음식이 나온다. 고슬고슬한 밥 위에 신선한 해산물을 올린 일본 정통 회덮밥 지라시 스시, 가지를 한 번 튀겨 신슈미소로 맛을 낸 가지된장볶음, 광어 살, 아보카도 등 신선한 제철 재료로 만든 별미 튀김 등이 있다. 일본 처가방에서 김치 하나를 만들기 위해 전북 부안 곰소에서 소금을 사고, 광천에서 새우젓을, 청송에서 고춧가루를, 의성에서 마늘을 샀듯이 도쿄 사이카보에서도 가부, 오쿠라, 물가지 등의 야채는 물론 각종 양념을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다. 또한 핫토리 출신의 사케 소믈리에가 음식 궁합에 맞는 사케를 추천한다. 50여 종의 사케가 준비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튀김은 매운맛과 향이 강한 ‘긴조’가, 회는 쌀 맛이 강한 ‘줌마에’가 잘 어울린다.


2 이곳에서는 스시뿐 아니라 모든 음식을 메인으로 선보인다. 도쿄 사이카보의 정수를 알려면 코스 요리를 즐겨라.


3 신선한 해물을 듬뿍 올린 지라시 스시.
4 도쿄 사이카보의 전체적인 요리 프로듀싱을 맡은 가사하라 마사히로 씨(오른쪽)와 도쿄 사이카보의 총주방장 기쿠치 시게오 씨.



5 광어회, 아보카도 등 신선한 재료에 쌀가루를 입혀 튀겨낸 별미 튀김.
6 흙 묻은 시골 밭돌을 켜켜이 쌓아 완성한 외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일본 문화와 자연을 담은 공간 돌과 나무 등 자연 소재를 이용한 인테리어도 인상적이다. 도쿄 사이카보를 디자인한 B&A 디자인 & 커뮤니케이션의 배대용 소장은 “일본 식당이라고 하면 으레 일본의 전통 문양을 떠올립니다만 그건 고정관념이죠. 일본 음식이 자연식에 가깝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모던하면서도 자연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공간으로 디자인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건물에 옷을 입히는’ 스킨(외벽) 디자인은 홍동희 씨가 맡았다. 스킨 디자인에 따라 건물의 첫 인상이 달라지기 마련. 외국에서는 건축가와 아키텍처 스킨 디자이너가 공동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축가 배대용 씨와 아키텍처 스킨 디자이너 홍동희 씨는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내는 파트너로, 2009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디자이너스 초이스’ 전시, 이탤리언 레스토랑 알도꼬뽈라와 아이모나디아 등을 함께 작업했다. 깨진 자갈인 파쇠석이 아닌 흙 묻은 시골 밭돌을 구해 30m 높이의 건물 외관에 채워 넣었다. 1층 내부에는 3.7톤에 달하는 커다란 바위가 천장에서부터 매달려 있다. 홍동희 씨는 “바위는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7 포멀한 모임을 가질 때 이용하기 좋은 2층.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좌식으로 꾸몄다.

사람들이 식사를 하면서 바위가 품고 있는 내면의 깊이, 그리고 평온함을 느끼도록 크고 작은 바위를 인테리어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도쿄 사이카보에서 명당은 바위 옆 좌석이라고 살짝 귀띔한다. 1층은 오픈형으로 캐주얼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소이며, 2층은 프라이빗한 다다미방 한 개를 포함해 룸이 7개, 좌식 공간이 4개가 마련돼 있다. 음식을 맛보기 전 눈으로 먼저 즐길 수 있도록 1층에 오픈 키친을 만들었다. 셰프의 요리 과정은 물론 신선한 재료를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자부심이기도 하다. 10월 말경부터 지하 1층에서는 일본의 다양한 그릇은 물론 일본 전통의 야채 절임 음식 쓰케모노,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일본 식자재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문의 (02)517-0108

8 건축가 배대용 씨와 스킨 디자인을 맡은 홍동희 씨(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