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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비결은 장맛에 있다 본문

음식&요리/Food & Cooking

고수의 비결은 장맛에 있다

dhgfykl; 2009. 12. 23. 02:47

고수의 비결은 장맛에 있다 -전통장 명인 기순도 씨가 차린 겨울 밥상

 
장맛이 좋아야 음식 맛이 좋다는 말이 있듯 우리 음식의 기본은 장에 있다.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여내는 찌개부터 장독 깊숙한 곳에서 꺼낸 간간하고 고들고들한 장아찌까지. 전라남도 담양의 전통장 명인 기순도 씨에게 겨울철 밥도둑인 찌개와 밑반찬 맛내는 법을 배워보자.

사철 떨어지지 않고 먹는 음식, 장아찌
한번 만들어놓으면 일 년 동안 밑반찬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장아찌는 제철에 많이 나는 채소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저장 식품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장아찌는 저장 기간을 늘리기 위해 간장, 고추장, 된장 등에 채소를 담가 간간 짭짤하게 만드는데, 이때 채소에 어떤 간을 하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기순도 씨는 마늘은 죽염, 깻잎과 고추는 된장, 무는 간장, 굴비는 고추장으로 장아찌를 담근다. 보통 무장아찌나 고추장아찌는 알맞게 삭힌 후 꺼내어 참기름과 설탕 등으로 무쳐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기순도 씨의 장아찌는 모두 별도의 양념 없이 바로 먹는다. 기순도 씨가 담근 장은 본래 짠맛이 강하지 않고 은근히 달곰한 뒷맛을 지녔기 때문이다.“장아찌를 담글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재료입니다. 제철에 가장 싱싱한 채소로 담가야 하지요. 밑손질도 중요한데 굴비는 짠맛을 중화하기 위해 배즙에 담갔다가 고추장에 박고, 무는 간장이 잘 배어들도록 죽염을 넉넉히 뿌려 꾸덕꾸덕하게 될 때까지 절여서 담급니다. 그러고는 시간이 맛을 만들어낼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거죠.” 장아찌를 만들 때 주의할 점은 재료가 공기와 만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채소를 박거나 담그는 장은 재료가 충분히 잠기도록 넉넉한 양을 준비해야 한다. 또 항아리의 보관도 중요한데,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어야 곰팡이가 슬지 않고 오래도록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1 무장아찌
재료 무・죽염・죽염간장・감초 적당량
만들기
1
무는 세로로 절반을 자른 후 죽염을 뿌려 일주일 정도 절인다.
2 절인 무를 죽염간장에 담그고 단맛을 내기 위해 감초를 띄운다.
3 한 달 정도 서늘한 곳에 두면 무장아찌가 완성된다.

2 죽염고추장 굴비장아찌
재료 굴비・죽염고추장・배즙・다진 마늘・생강 적당량
만들기
1 마른 굴비는 적당한 크기로 찢어놓는다.
2 배즙에 다진 마늘과 생강을 약간 섞는다.
3 굴비의 짠맛을 제거하고 부드럽게 하기 위해 ①의 찢은 굴비를 ②의 양념에 넣고 4일 정도 재운다.
4 ③의 굴비를 손으로 꼭 짠 후, 죽염고추장에 버무려 항아리에 담고 한 달 정도 숙성시키면 완성된다.

3 된장 고추장아찌
재료 고추・죽염된장 적당량
만들기
1
고추는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한다.
2 ①의 고추에 된장이 스며들 수 있게 바늘(이쑤시개)로 고추에 구멍을(고추 한 개에 다섯 개 정도) 뚫는다.
3 ②의 고추와 죽염된장을 버무려 항아리에 담은 뒤 3주 정도 숙성시키면 완성된다.

4 죽염 마늘장아찌
재료 마늘 500g, 물・죽염 600g씩, 식초 400g, 설탕 20g, 감초 약간
만들기
1
끓여서 식힌 물에 죽염, 식초, 설탕, 감초를 넣어 섞는다.
2 마늘은 껍질을 한 번만 벗겨 ①의 물에 담그고 한 달 정도 숙성시키면 완성된다.

5 된장 깻잎장아찌
재료  깻잎・죽염된장 적당량
만들기
1 깻잎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2 ①의 깻잎에 된장을 발라 항아리에 담은 뒤 3주 정도 숙성시키면 완성된다.

된장찜
재료 된장 1큰술, 쌀뜨물 1 1/2컵, 양파 70g, 파・고추 약간씩
만들기
1
뚝배기에 쌀뜨물을 담고 된장을 넣어 푼다.
2 ①에 적당한 크기로 썬 양파, 파, 고추를 넣는다.
3 밥솥에 밥 지을 쌀을 안치고 물을 맞춘다. ②의 뚝배기를 밥솥에 넣은 다음(사진 1) 뚜껑을 덮고 밥을 짓는다.
4 밥이 다 되면(사진 2) 뚝배기는 꺼내 상에 올리고 밥을 퍼 담는다.











고수의 찌개 비결
‘장 담그는 사람’의 찌개답게 기순도 씨의 찌개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일반적으로 찌개의 감칠맛을 돋우기 위해 밑국물을 내게 마련인데,
그는 그냥 맑은 물에 끓이며 가끔 쌀뜨물 정도를 사용할 뿐이라고 한다.
“제가 본래 비린 맛을 싫어해서 멸치 국물도 안 써요.
청국장찌개에 팽이버섯을 넣는 것 외에는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옛날 방식 그대로입니다.” 그의 찌개 중 끓이는 방식이 독특한 것은 된장찌개다.
그는 ‘된장찜’이라 부르는데, 어려서부터 손님 오시면 어머니가
“얘 순도야, 된장 찌고 밥해라” 하셨단다. 그러면 그는 쌀을 씻어 솥에 안치고 뚝배기에 된장 한 큰술과 양파, 고추를 넣고 물을 부은 뒤 쌀을 안친 밥솥 안에 이 뚝배기를 얹었다. 이렇게 하면 밥을 지으면서 된장찌개도 한솥에서 동시에 익힐 수 있다. 어떤 원리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특별한 재료를 넣지 않아도 그냥 끓이는 찌개보다 훨씬 맛이 좋아 요즘도 즐겨 먹는다고. 우엉찌개는 겨울 내내 기순도 씨의 밥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찌개로, 간장으로 간하고 들깨 가루로 맛을 내 고소하고 깊은 맛이 난다.

우엉찌개
재료 우엉 500g, 들깨 가루 20g, 간장・마늘 약간씩
만들기
1 우엉은 잘 씻은 후 껍질을 벗겨 어슷썰기 한다.
2 찬물에 ①의 우엉을 넣어 끓인다(취향에 따라 바지락도 넣을 수 있다).
3 물이 끓기 시작하면 들깨 가루, 간장, 마늘을 넣는다.

소금 대신 장으로 간을 한다
죽염으로 장을 담그는 기순도 씨는 <행복> 2009년 9월호 242쪽에 <행복>이 선정한 ‘한국의 식품 명인’으로 소개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지난 7월 취재차 방문했을 때 ‘먼 길 왔으니 밥 먹고 가라’며 그가 차려낸 밥상을 기억한다. 청국장찌개에 몇 가지 나물과 장아찌가 놓인 평범한 모양새의 밥상이었는데, 맛을 볼수록 감탄과 감동의 연속이었다.
반찬 하나하나마다 재료 자체의 깊은 맛이 우러났고, 들큼한 요즘 음식과 달리 맑은 기운이 담긴 느낌이랄까. 그의 밥상에 오르는 반찬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그를 다시 찾아갔다.
기순도 씨가 만드는 찌개와 반찬의 비법은 소금 대신 장으로 간을 하는 것이다. 직접 죽염을 만들면서도 음식에 죽염을 넣는 일은 흔치 않다고 한다.
“거의 모든 음식은 간장이나 된장으로 간을 합니다. 장맛만 좋으면 다른  양념 없이도 꽤 괜찮은 맛이 나지요. 국물 요리의 맛이 잘 나지 않으면 조미료 대신 간장 한 숟갈 넣어보세요. 들큼하지 않은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청국장찌개
재료 청국장 200g, 쌀뜨물 3컵, 두부 1/2모, 양파・팽이버섯・고춧가루・고추・파 약간씩
만들기
1 쌀뜨물에 청국장을 푼 다음, 적당하게 썬 양파를 넣고 끓인다.
2 끓기 시작하면 두부, 팽이버섯, 고춧가루를 넣고 마지막에 어슷 썬 고추와 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장인의 손맛이 살아 있는 밥도둑 밑반찬 6
기순도 씨의 반찬은 남도 음식답게 간간하고 짭짤한 것이 특징이다. 고추를 구워 밀가루 옷을 입혀 굽는 고추전도 밀가루를 반죽할 때 간장을 넣어 간을 한다. 또 보통 ‘동그랑땡’이라 부르는 돼지고기 완자전을 반죽할 때도 된장을 넉넉히 넣어 맛을 낸다. 요즘은 음식을 싱겁게 먹기 때문에 조금 짜다고 느낄 수 있지만, 소금이 아닌 장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짠맛이 찝찌레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입에 붙는 맛을 낸다. 기순도 씨의 밥상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죽순이 사철 상에 오르는 점도 특이하다. 담양 특산물인 죽순을 봄에 채취해 한번 삶은 다음 죽염을 넉넉히 뿌려 커다란 독에 넣어 보관하면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단다. 염장한 죽순은 흐르는 물에 하루 정도 담가 소금기를 빼고 나물로 볶거나, 밀가루와 달걀옷을 입혀 전으로 부쳐 먹고, 청국장찌개나 된장찌개 등에 넣어 먹는다.

김부각
재료 김 30장, 찹쌀가루 1컵, 참기름・조청 1큰술씩, 죽염간장 2큰술, 통깨 적당량
만들기
1 물에 찹쌀가루를 풀어 끓어오르면 참기름, 조청, 죽염간장을 넣고 한번 더 끓여서 식힌다.
2 김 윗면에 ①의 찹쌀풀을 바르고 그 위에 김 한 장을 덮은 후, 다시 찹쌀풀을 발라 통깨를 뿌린 다음 햇볕에 말린다.
3 ②의 김이 바삭하게 마르면 기호에 따라 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기름에 튀기거나, 구워서 먹는다.

고추전
재료 작은 고추(5cm 크기)・밀가루・죽염간장・참기름・양념장(죽염간장, 참기름, 마늘, 파, 설탕) 적당량
만들기 1 고추는 긴 꼬치에 하나씩 꿴다(위아래를 번갈아 끼워 편평하게 만든다).
2 ①을 오븐(또는 생선 그릴)에 살짝 굽는다.
3 밀가루에 물을 섞어 반죽을 한 후 죽염간장으로 간한다.
4 구운 고추의 윗면에 ③의 밀가루 반죽을 발라 오븐에 다시 구운 후, 나머지 아랫면도 밀가루 반죽을 발라 굽는다.
5 알맞게 구워지면 꼬치를 빼고 참기름을 발라 폭이 1cm 정도 되게 자른 후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