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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of~~정태춘 .박은옥 본문

음악,영화/@뮤지션·국내

The Best of~~정태춘 .박은옥

dhgfykl; 2009. 1. 28. 23:40

 
 
 
노래하는 시인 - 정태춘&박은옥 ~


 

얼마전 발매된 ‘정태춘 박은옥 20년 골든 앨범’을 들으며 그들의 20년을 더듬는다. 시간이 흐르면 10년도 되고 20년도 되는 법이지만, 그들의 노래 인생은 외따로 떨어진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네 삶의 한 자락이 그 노래들에 겹치기 때문이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두 사람의 목소리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라고 김수영은 주장했다. 그 화두가 어찌 시에만 해당될까. 노래도 춤도 소설도 그림도 세상을 품고 사랑하려는 처절한 몸짓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몸짓을 보여주는 예술가는 드물다. 특히 젊은 날의 예술관을 부정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 대중가수는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정태춘 혹자는 그를 음악가라기 보다는 운동가라고 칭하지만은 나는 그를 시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가 음악가이자 사회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현실참여를 하는 사람은 분명하지만 그에 앞서 그의 노래들은 너무 아름답고 서정적이다. 비록 그런 서정성 안에서 슬픈 우리의현실이 강렬하게 각인되지만 가끔 "접시꽃 당신"을 쓴 교사이자 시인인 도종환처럼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그런 사람의 모습인것 같다
 
1).북한강에서 - 정태춘
2).우리는 - 박은옥
3).시인의 마을 - 정태춘
4).봉숭아 - 박은옥
5).사랑하는 이에게 - 정태춘,박은옥
6).애고 도솔천아 - 정태춘
7).장서방네 노을 - 정태춘
8).촛불 - 정태춘
9).떠나가는 배 - 정태춘
10).서울의 달 - 정태춘
11).윙윙윙 -
12).한 여름 밤 - 정태춘
 
 
 
 01. 시인의 마을
02. 촛불
03. 서해에서
04. 탁발승의 새벽노래
05. 떠나가는 배
06. 사랑하고 싶소
07. 북한강에서
08. 애고도솔천하
09. 회상
10. 우리가 추억이라 말하는

11. 사랑하는 이에게
12. 사랑하는 이에게2
13. 그네
14. 비야비야
15. 여드레팔십리
16. 나는 누구인고
17. 에헤라 친구야
18. 손님
19. 님은 어디가고
20. 우리는

21. 하늘위에 눈으로
22. 나그네
23. 바람
24. 봉숭아
25. 서울의 달
26. 장서방에 노을
27. 들가운데서
28. 윙윙윙
29. 실향가
30. 이사람은

31. 고향집 가세
32. 아가야 가자
33. 한밤중의 한 시간
34. 황토강으로
35. 한여름 꿈
36. 저들에 불을 놓아
37. 비둘기의 꿈
38.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39. 사람들
40. 들국화
 

  

 

정태춘, 박은옥 : 베스트 - The Best Of... (2005, ENE MEDIA)

 

정태춘, 박은옥 : 베스트 - 오리지날 골든 (2003, Jigu)

 

정태춘, 박은옥의 주옥같은 히트곡 모음집

 

정태춘, 박은옥 10집 -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2002, Universal Music)-봄밤 / 동방명주 배를 타고

 

1978년, 1979년 각각 솔로로 데뷔한 정태춘, 박은옥이 10번 째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
그간 여러 레코드사에서 발표했던 음반들과 재편집물인 <골든 앨범> 등이 출시되고 있었으나,
정태춘, 박은옥이 직접 제작 발매하던 6, 7, 8, 9집과 발췌곡집 1., 2.는 정태춘, 박은옥 스스로에 의해 모두 절판됐고, <20년 골든앨범>으로 재정리 출시(유니버설)하고 있다.
10집 앨범,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는 정태춘 박은옥이 이렇게 2001년도의 앨범 정리 작업을 마치고 내놓는 정규 신곡 앨범이다.

모두 정태춘이 작사, 작곡한 10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아치의 노래', '동방 명주 배를 타고', '리철진 동무에게', '선운사 동백꽃이 하 좋다길래', '오토바이 김씨', '정동진 3' 등 6곡은 정태춘이 '빈 산', '봄 밤'은 박은옥이 솔로로 부르고 '압구정은 어디'와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는 정태춘 박은옥이 부분적으로 나누어 부르며, 듀엣으로 화음을 구사하
는 노래는 없다.

<b>딴 세상을 꿈꾸는 정태춘의 희망이 솔직하고 절절하게 배어있는 노래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 </b>

이번 음반은 크게 서정적인 부분과 리드미컬한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태춘 박은옥의 기존 서정성이 연장된 곡들로는 박은옥이 부른 '봄 밤', '빈 산'을 들 수 있고(투명하고 우수 어린 음색과 꾸밈없는 창법으로 이 앨범의 리드미컬한 경쾌함의 무게중심을 이룬다)
나머지 곡들은 시사성과 리듬이 강조된 곡들이다.
(특히, '정동진 3.'와 '압구정은 어디'의 경우 '별달거리', '굿거리' 민요 장단을 양악기로 구성된 그의 밴드에 의해 모던하게 연주된 특기할 만한 곡들이다.)

정태춘이 선험적으로 체득한 서정성과 이에 기반하고 사회적 문제의식을 담지하며 절망과 희망 사이를 넘나드는 시사적 서정성('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이 80년대 이후 정태춘의 가장 그 다운 모습이라면(그래서 이 곡이 타이틀곡으로 오름), 시종 비주류인으로서의 외로움 가득한 자기 독백('아치의 노래')이나 허무적인 풍경화('빈 산')가 불안감이 그 근저에서 부글거리고 있었음을 고백하고 있고, 또 어쩔 수 없는 주변의 작은 것들에 관한 애잔한 관심('동방명주 배를 타고')과 이 사회에 대한 혐오와 연민의 외침('오토바이 김씨') 등도 이 앨범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b>라이브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돋보이는 노래들! </b>

이번 앨범속에는 약간의 여백과 낮은 울림(박은옥의 두 노래) 외에 모던한 리듬감이 넘친다.
정태춘이 늘 해 보고 싶었던 그 방식의 <경쾌한 빗트에 실린 의미>가 크고 작은 사회적 메시지나 문학적 영상으로 담겨 그의 새로운 작업에 대한 애정과 재미가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대로 외부의 전문 편곡자나 레코딩 세션맨에 의지할 수는 없었다.
그와 수년간 음악 작업을 함께 해 온 젊은 연주자들 각자의 창의성 있는 연주와 그 조합으로만 가능할 수 있었다.
'리철진 . . .'과 '압구정은 . . '을 편곡한 박만희와 '빈산'을 편곡한 신지아가 그들 멤버인 것처럼 특별히 '빈 산'의 별도 의뢰(최성규 팀의 편곡, 연주)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주 라이브하고 자유스러운 연주가 앨범 전체를 일관하고 있다.

듣는 이들은 이번 앨범에서 두 개의 악기가 주는 긴 여운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봄 밤'에서의 비극미 가득한 클라리넷 전주와 간주, '동방 명주 배를 타고'에서의 애잔한 얼후의 연주가 그것이다.
기존의 클라리넷 연주와는 전혀 다른, 아주 단순하면서도 이국적 이미지의 비극성과 독특한 음색의 얼후 연주가 주는 페이소스가 정태춘 박은옥의 노래에 얹혀진다.
(얼후는 중국 국립관현악단 소속의 리후아씨가 연주했다.)


<b>수록곡 소개</b>

『봄 밤』
82년경에 만들어진 국악조의 멜로디를 최성규 씨가 이국적으로 편곡, 연주한 노래

『동방 명주 배를 타고』
정태춘이 배로 제주에 가는 길에 황혼의 연안부두에서 만났던 단둥 가는 배에 관한 단상

『압구정은 어디』
조선조 한명회가 주로 놀았다던 압구정이라는 정자는 지금은 없고, 현재의 그 언저리 풍경을 연민으로 접근한 노래.
독특한 리듬과 흥얼거림, Violin의 선율, 멀리 배치된 민요 창의 어울림 등 여러 음악적 배려가 느껴지는 노래

『오토바이 김씨』
퀵서비스 배달원이 테헤란로를 달리며 지금 우리의 많은 이웃들을 만나고, 정태춘은 그 이웃들이 그들의 현실과 부대끼는 모습을, 그들에게 아직은 21세기가 아니라는 또, 이 현실로부터 탈출해야 함을 '괜히 혼자' 절규한다.

『빈 산』
근작이다. 리얼리티로서의 서정성이 주조이며, '봄 밤'과 함께 슬픈 노래이다.

『아치의 노래』
정태춘 박은옥이 집에서 기르는 잉꼬 한 마리와의 대화. 새장의 잉꼬는 바로 그 자신이다.

『리철진 동무에게』
영화 <간첩 리철진>을 본 날 <전교조 합법화 기념대회>에 가서 축가를 부르고, 리철진은 <인간>으로서 여기 어디에나 있고, 그런 류의 비극은 우리 사회 어디에나 존재하고, 하물며 축하와 희망의 행사장 언저리 어디에나 아직도 감추어져 있고. 피아노의 아르페지오 위에 아코디언과 violin의 대화가 인상적이다.

『선운사 동백꽃이 하 좋다길래』
노래로, 시로 많이 음송된 선운사에 가서 다소의 실망과 투덜거림을 농담조로, 불교적으로 독경하듯이 부르는 노래

『정동진 3』
몇 년 전 그가 멕시코 북서부 '바하 캘리포니아'라는 긴 반도의 시골에 들른 적이 있었고, 그 기억과 태평양 너머 '정동진'에서 그 곳을 다시 기억하며 부르는 형식의 노래.
민요 장단을 전혀 모던한 양악 리듬으로 치환하여 힘찬 분위기 속에 남루한 제 3세계 사내들, 미국 샌디애고의 풍요, 그 절망과 무지개 같은 희망들 등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노래, 낭송한다.
정동진 1.과 2.는 98년도에 박은옥이 발표한 두 개 버전의 노래이고, 이번 3.은 새로운 노래이다.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
전에 발표된 『92년 장마, 종로에서』와 같은 계열의 노래로, 세상의 절망과 희망에 관한 노래이다.
『92년. . .』 곡 보다 개인사적인 분위기가 강해 그 곡과의 연상이 잘 안될 수도 있으나 여전히 딴 세상을 꿈꾸는 정태춘의 희망이 솔직하고 절절하게 배어나는 곡이다.
앞부분, 박은옥의 여린 슬픔과 후반부 정태춘의 힘찬 호소가 대비되며 이 앨범 전체의 진정성과 서정성을 담보하는 노래이다.

 

정태춘, 박은옥 : 베스트 - 20주년 골든 앨범 (2002, Universal Music)-시인의 마을 / 회상

 

 1978년 "시인의 마을"부터 1998년 "정동진/건너가다"까지 20주년 기념앨범을 발매하였습니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대중으로부터 가장 사랑받은 곡 33곡만을 특별히 선정하였습니다.

 

 

정태춘, 박은옥 9집 - 정태춘 박은옥 20주년 기념 (1998, HKR)-정동진 / 건너간다

 

 

 

정태춘, 박은옥 8집 - 1992년 장마 종로에서 (1993, 삶의 문화)-양단 몇 마름 / 저 들에 불을 놓아

 

 

 

 

ㆍ투쟁이 사라진 시대 쓸쓸한 관조

얼마 전 보게 된 쿠바 음악다큐멘터리에서 현지 힙합밴드인 ‘오요 콜로라요’의 인터뷰가 나왔다. 그들의 말. “우리는 사랑을 노래한다. 증오도 노래한다. 전쟁이나 평화도 마찬가지다. 노래는 이 시대에 대한 증언이자 사회비평이다. 우리는 시대의 역사를 음악으로 남기려 한다.” 잊고 있었던 노래의 기능에 대한 당연한 되새김이었다. 그리고 문득, 정태춘이 떠올랐다.

정태춘, 박은옥의 ‘92년 장마, 종로에서’는 1992년 대한민국의 풍경을 음악적 리얼리즘으로 정밀하게 그려낸 앨범이다. 음유시인에서 현장시인이 됐던 그들이 투쟁의 거리가 사라진 90년대에도 음악의 사회적 기능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전작에 비해 가사의 살풍경이 다소 온화하게 바뀐 것이 투쟁의 시대 이후 민중가요의 생존법을 보여줬다. 노래가 시대의 기록이란 걸 2007년에 이 음반을 다시 들어보면서 새삼 느꼈다. 백선생(백기완), 백태웅, 김진주, 강요배…. ‘사람들’에서 흐르는 추억의 이름들이다. 지금은 흔적도 찾기 쉽지 않지만 그 당시 사회의 변혁을 고민했던 이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던 운동가들이었다. 주절주절 혼잣말하는 정태춘 창법의 쓸쓸함이 오랜 여운을 남긴다.

앨범 표지에서도 느껴지듯, 셀프 타이틀곡인 ‘92년 장마, 종로에서’는 혁명의 열정이 식은 90년대 삶의 풍경을 쓸쓸하게 관조한다.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가 그의 마음을 오롯이 담고 있다. ‘나 살던 고향은’은 6만엔에 한국처녀를 품는 일본인 ‘기생관광’의 풍경을 아프게 담고 있다. 그는 라이브에서 이 노래를 부를 때는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X돼 부렀네”라는 한탄의 가사로 바꿨다.

또한 행진곡과 발라드의 변주였던 80년대 민중가요의 음악언어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가를 보여줬던 편곡과 국악기 구성도 높이 평가 받는다. ‘LA스케치’에서는 리드미컬한 사설조의 보컬에 장구를 퍼커션으로 사용하여 ‘디아스포라 사운드’를 만든다. ‘나 살던 고향은’에서는 아코디언과 엔카풍의 편곡으로 일본인을, 그리고 우리를 조롱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모든 음악적 성분은 울림 있는 정태춘과 박은옥의 목소리를 통해 완전한 모습으로 쏘아져 가슴에 꽂힌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92년 장마, 종로에서’는 음반의 출생 자체가 시대의 모순에 대한 싸움이었다. 정태춘, 박은옥은 사전심의에 반기를 들며 1990년 ‘아, 대한민국…’을 비합법 테이프로 발매, 유통했다. ‘92년 장마, 종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서태지 ‘시대유감’ 사태를 거쳐 사전심의제가 위헌 판정을 받으며 사망했다. 그를 지지해왔던 음악인들이 이를 축하하는 페스티벌 ‘자유’를 개최했고, 두 음반은 합법CD로 발매됐다. 주변의 풍경을 노래한다는 것만으로 가위질을 당했던 시대를 이들의 힘을 얻어 건너왔다는 것이 참 쉽게 잊혀졌다. 여전히 정태춘은 거리에 선다. 촛불 집회에도, 대추리 관련 시위에서도. 그리고 또 그의 분노를 일으킬 이슈가 있다면 확성기를 들고서라도 노래를 부를 사람. 정태춘은 시대를 사는 가수다.

 

정태춘, 박은옥 2집 : 컴필레이션 - 정태춘 박은옥 발췌곡집2 (1991, HKR)

 

 

정태춘 7집 - 아, 대한민국... (1990, 삶의 문화)-우리들의 죽음 / 일어나라 열사여

 

 

 

ㆍ검열에 당당히 맞선 생생한 기록

카세트테이프 형태의 ‘아, 대한민국…’ 출반은, 한국 대중가요사상 최초로, 이미 상당한 명망성을 지니고 있던 대중가요 가수가 스스로 제작자가 돼 자신의 정규음반을 비합법음반으로 내놓은 사건이다. 그는 이 행위만으로도 음반법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었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더 험악했던 유신정권 말기에 김민기는 ‘공장의 불빛’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그나마 도시산업선교회라는 종교단체가 법적 책임을 져주기로 한 것이었다. 한때 잘 나가던 인기가수였고 1980년대 중반 성공적으로 작가주의적 언더그라운드로 자리잡은 정태춘이라는 가수가, 법적 책임을 져줄 외피조차 없이 불법행동을 감행해버린 이 사건은,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 이후 솟아오르고 있던 민주화와 평등을 향한 전사회적 움직임 속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 코러스 편곡을 후에 꽃다지 대표를 맡게 되는 예울림 멤버 이은진이 맡고, 풍물도 노동연극으로 유명한 극단 ‘현장’에서 맡은 것으로 보아 진보적 예술운동 단체들과의 끈끈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 음반은, 검열성 사전심의 테두리 안과 밖에서 한 예술인이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이미 70년대에 지었지만 검열 때문에 발표할 수 없었던 ‘인사동’과 80년대 합법음반에서 발표된 바 있는 ‘한여름 밤’을 이 음반에서 확인하면서, 그가 이 음반에서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적극적이고 비판적인 관심이 단지 시류에 휘말려 보여주는 제스처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는 단지 검열 때문에 이런 그의 모습을 대중에게 확연히 드러낼 수 없었을 뿐이다.

그의 이 음반은, 늘 함께 하던 아내 박은옥의 여린 목소리를 끼워줄 만큼 여유가 있지 못하다. 거꾸로 매달려 죽은 듯 눈알이 튀어나온 채 변사체로 발견된 대학생의 죽음을 놓고 외치듯 부르는 ‘일어나라 열사여’, ‘성질나서 뒈져버릴’ 이 불평등한 세상에 주먹질 해대듯 노래하는 ‘우리들 세상’, 화재로 죽은 도시 빈민 아이들의 이야기를 눈물나게 담아낸 ‘우리들의 죽음’, 듣는 사람마다 숙연해져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할 정도로 한국 사회를 총체적으로 일갈하는 ‘아, 대한민국…’ 등은, 노래로서는 지나치게 산문적이라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대한민국의 한 시대를 고스란히 기록한 생생한 사진들처럼 느껴진다. 국악의 대중음악적 수용에 대한 진전 역시 두드러진다. ‘황토강에서’ 보이는 국악의 사용은, 한국 포크 음악인으로서 드물게 지니고 있는 토착적이고 향토적 감수성을 충분히 발현시키면서, 이전 작품에서 주로 드러났던 청승스러움과 또 다른 측면을 포착해냈다.

정태춘은 이 음반을 필두로 계속 비합법음반을 제작해 검열성 사전심의가 명기된 음반법에 의도적으로 싸움을 걸었고, 96년 드디어 이겼다. 이로써 식민지시대부터 지속된 검열성 사전심의가 사라지는 문화사적 사건의 주역이 됐고, 97년 이 음반은 합법음반으로 재발매됐다. 이 음반의 파란만장한 삶이야말로, 한국 음반사·대중가요사의 중요한 역사의 한 장 그 자체인 것이다.

 

정태춘, 박은옥 6집 - 戊辰 새 노래 (1988, HKR)-실향가 / 우리가 추억이라 말하는

 

 

정태춘, 박은옥 1집 : 컴필레이션 - 정태춘 박은옥 발췌곡집1 (1987, HKR)-회상 / 북한강에서

 

 

정태춘, 박은옥 : 컴필레이션 - 힛트곡 모음 (1987, Jigu)

 

 

정태춘, 박은옥 5집 - 鄭泰春 朴恩玉 (1985, Jigu)-북한강에서 / 바람

 

 

정태춘, 박은옥 4집 - 정태춘 박은옥 (1984, Jigu)-떠나가는 배 / 우리는

 

 

 

정태춘 3집 - 정태춘 제3집 (1982, DAS)-새벽길 / 얘기

 

 

정태춘 2집 - 사랑과 人生과 永遠의시 (1980, SRB)- 이런밤 / 山寺의 아침

 

 

1980년 제작된 정태춘2집은 전작"1978데뷔 앨범"에 비해 상업적 성공은 이루지 못했지만 비로소 그가 추구하고자하는 음악세계가 무언가를 알게 해주는 정태춘의 색깔이 진하게 담겨있는 음반입니다. 오리지널 마스터테입으로부터 리마스터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필터링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당시 녹음된 AMPEX 특유의 질감있고 생생한 소리를 담고 있는 것이 이 앨범의 특징입니다.

 

 

 

정태춘 1집 - 詩人의 마을 (1978, SRB)

 

1978년 제작된 정태춘의 데뷔음반인 “시인의 마을”은 30년 만에 CD로 재발매하게 되어 한국 음악사적 의미를 가지며, 특히 원작 복원에 중점을 두어 오리지널 마스터테입을 디지털 리마스터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필터링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당시 녹음된 AMPEX 특유의 질감있고 생생한 소리를 담고 있는 것이 이 앨범의 특징입니다.

 

 

 

현재 거장의 위치에 당당히 서 있는 정태춘의 시작을 알렸던 데뷔 앨범이 바로 본작 ‘시인의 마을’이다. 군에서 갓 제대한 정태춘은 모든 곡의 작사와 작곡을 혼자 이뤄냈으며 약간의 편곡만을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만들었다. 특유의 구수함을 바탕으로 솔직하면서도 시적인 그의 노래들은 당시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시를 좋아하는 정태춘의 곡들 속에서 한국 특유의 정서를 읽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앨범 타이틀곡으로 잔잔하게 흘러가는 포크송 ‘시인의 마을’, 마치 비틀스의 ‘When I’m Sixty Four’를 연상하는 인트로를 가진 ‘사랑하고 싶소’, 이후 박은옥과 함께 발표한 앨범에서 다시 녹음했던 히트곡 ‘촛불’을 필두로 앨범은 차분하게 진행된다. 너무나 한국적인 ‘木浦의 노래’, 스산한 느낌으로 가득한 ‘겨울 나무’, 약간은 업템포로 흘러가는 ‘사랑의 보슬비’, ‘산너머 두메’를 끝으로 앨범은 마무리된다.

본작은 엄밀히 말하면 결국 마무리를 지었던 공윤과의 투쟁의 시작과도 같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시인의 마을’의 가사가 방황의 내용을 담고 있어 대중가요로는 부적격하다는 판정을 받았으며, ‘사랑하고 싶소’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 개사됐다고 한다. 현재의 관점에서 가사를 본다면 당연히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내용이다.

그는 점점 공윤과 싸워나가는데 후에는 결국 삶의 문화에서 ‘아, 대한민국’이라는 앨범을 무단으로 발매하며 전면전을 펼쳤고, 검찰로부터 고발조치까지 당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그리고 그러한 일련의 사건들 이후에 공윤의 사전심의는 결국 철폐됐다.

여러 사람들의 신념이 이뤄낸 업적이지만 정태춘의 노력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한국 대부분의 뮤지션들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앨범은 앞에서 언급했듯 방황에 대한 가사들로 가득하다.

“다른 나루에 내리면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西海에서), “여드레 팔십리 방랑의 길목엔 남도 해무가 가득하고”(木浦의 노래), “나의 독백도 방황의 사색 속에 헤매이고”(아하! 날개여), “삼천리 두루 다니고 싶소”(사랑하고 싶소) 등등 앨범은 젊은 날의 방황과 상념의 연속이라 해도 무방하다. 가사는 솔직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이듬해 정태춘은 MBC 신인가수상과 TBC 가요대상 작가상을 수상했다. 민주화 운동으로 힘든 시기였으며 당시 정태춘의 음악은 여러 젊은이들에게 위안을 줬다고 한다. 사적인 이야기지만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우리 아버지도 정태춘의 곡들은 무척 좋아하신다.

‘시인의 마을’의 곡 마지막 부분은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마음의 위안이 돼 주리오, 어린시인의 벗 돼 주리오”라는 구절로 끝이 난다. 바로 이 앨범이 우리에게 이런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정태춘 : single - 정태춘 (1978, S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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