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지만, 직원들은 청바지 차림이고 테이블보도 없다. “더 스파이스는 특급 호텔급의 고급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입니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그 이유죠”라는 에드워드 권 셰프의 설명이 이어졌다. 메뉴를 보니 점심과 저녁은 모두 코스로 구성했고, 단품 메뉴는 없다. 점심 코스는 2만 7천5백~4만 7천5백 원, 저녁은 3만 2천5백~5만 7천5백 원(여기에 부가세 10%가 붙는다)이다. 적게는 3가지 많게는 7가지로 구성된 코스인데, 비슷한 메뉴로 유명 호텔이나 청담동 일대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경우 약 2배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할까? 이에 대해 에드워드 권 셰프는 기존 레스토랑에 대한 ‘전면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식사는 즐거워야 합니다. 밥값 때문에 부담을 느끼거나 인상을 써선 안 되죠. 드셔보면 아시겠지만 재료나 서비스가 타 레스토랑에 비해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적자를 보는 것도 아니죠. 많이 팔면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고급 다이닝을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하길 바랍니다.” 단순히 비싼 레스토랑이 고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는 더 스파이스의 음식은 어떨까. 주방은 에드워드 권 셰프와 함께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고든 램지’의 총주방장 출신인 대런 보한 Darren Vaughan이 총 책임을 맡고 있다. 디저트는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레스토랑 ‘장 조지’의 페이스트리 셰프 출신인 채드 야마가타 Chad Yamagata가 맡았다.
1 간결하게 연출한 공간에 선명한 붉은색으로 악센트를 주었다. 옆 테이블 손님에게 방해받지 않도록 테이블 사이의 간격을 넓힌 대신 별도의 룸은 없다. 2 에드워드 권 셰프. 3 팬에 구운 연어에 감자를 곁들인 요리. 4 더 스파이스는 저녁 9시 30분 부터 바& 라운지로 운영한다.
기자가 직접 맛본 ‘팬에 구운 거위간과 딸기 리덕션, 포도 젤리와 레몬 오일 파우더(거위간 구이에 딸기를 졸인 소스를 곁들인 요리)’, ‘진공포장으로 익힌 영계 요리와 다릿살 콩피, 부드러운 렌틸과 송로버섯 주스(영계 다릿살 구이가 렌틸 콩, 송로버섯 소스와 함께 나오는 요리)’는 담음새가 빼어나고 맛도 괜찮았다. 서비스하는 직원 수도 많고 훈련을 많이 한 듯 새로 문을 연 레스토랑답지 않게 서비스가 안정적이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격을 생각하면 불만이 생길 수 없다. 이 정도로 공들인 프렌치 요리를 이 가격에 맛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정찬을 선사하는, 가격 부담이 적은 레스토랑. 더 스파이스는 점심과 저녁에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밤 9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는 DJ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주류를 즐길 수 있는 바&라운지로 운영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29-45번지 문의 02-749-25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