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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의 오트 쿠튀르 한복...디자이너 3인의 한복 이야기. 본문

&& LUXUTE &&/FASHION

이 시대 최고의 오트 쿠튀르 한복...디자이너 3인의 한복 이야기.

dhgfykl; 2010. 1. 29. 22:04

한복
특별히 맞춰 입는,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이 시대 최고의 오트 쿠튀르 한복. 우리의 소중한 전통인 한복은 쉼 없이 진화하는 패션이기도 하다. 동시대적인 감각을 전통에 더해 모던한 한복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3인의 한복 이야기.

Neo Style
반소매의 덧저고리는 전통을유지하면서도 모던함을 선사하는 새로운 아이템이다. 일자로 처리한 저고리의 배래, 속살이 비치는 소재, 회색 등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는 요소.
반소매 덧저고리에는 밍크 모피를 대고, 단추 대신 브로치로 여몄다. 자줏빛 노방 저고리와 스란치마를 응용한 2겹 치마가 고혹적이다. 호랑나비 세 마리를 연결한 삼봉 노리개는 부귀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영희 한국의상.

디자이너 이영희의 한복 드레스 ‘바람의 옷’은 1994년에 탄생했다. 호평 속에 파리 무대에 적응하던 그녀는 전통을 넘어서는 참신함을 선보일 필요를 느꼈다. 트렌드인 노출에 부응하면서도 한국적인 패션으로 탄생한 것이 바람의 옷. “파리가 아니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비판이 쏟아졌을 테니까요.” 그녀의 판단은 옳았다. 고정관념이 없는 파리 사람들은 한복 치마를 새로운 드레스로 받아들였다. 언론은 물론 매장의 반응도 좋았다. 국내에서는 전통을 망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상황이 달라졌다. 한복 드레스를 내놓는 디자이너가 늘어났고, 여배우들이 드레스로 바람의 옷을 입었다. 이렇게 태어난 바람의 옷은 진화를 거듭했다. 앞트임을 시도하고, 말기에 장식을 넣고, 그러데이션을 입혔다. 한복에 트렌드를 적용하는 일은 지금도 계속된다. 최근에는 한복에 어깨심을 넣었다. 지난해 APEC 정삼회담에서 지도자들이 입었던 두루마기에도 어깨심이 들어 있었다. 양복에 어울리며 옷 태가 나도록 한 것이다. 그런 그녀는 전통을 강조한다. “전통은 정신적인 문제예요. 철학이 있는 옷, 정성 들여 옷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던 한복이라도 전통에 바탕을 두지 않았다면 정체성을 잃은 것이지요.” 7000명을 초청할 도쿄 NHK 홀 패션쇼와 파리 오트 쿠튀르 등 올해 굵직한 패션쇼만 7개를 예정하는 그녀는 전통을 버리고 전통을 얻었다고 말한다.
“‘전통한복’이라는 브랜드 명은 전통을 모티프로 진화하는 한복을 뜻합니다.” 디자이너 김영석은 삼한 시대부터 개화기까지 우리 조상이 입던 옷이 모두 한복이라고 말한다. 그의 역할은 그 유구한 역사 중 현대인에게 어필할 만한 것들을 찾아 재현하는 일이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벨벳은 개화기 한복에 사용되던 소재이며 얼마 전 크리스털로 한복을 장식했지만 전통을 크게 비틀지는 않았다. 지난해 가을에는 오방색을 주제로 패션쇼를 열었다. 무대에는 톤온톤 코디네이션의 한복만 올렸다.

그동안 한복에서 주로 색 대비만 중시한 것에 비해 세련된 시도다. 신선한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한복을 처음 시작한 10년 전에는 붐을 이루던 금박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금박이 사라진 요즘, 그는 누구보다 금박을 많이 사용한다. “요즘에는 한복이 다양해졌어요. 그만큼 넓은 층이 한복을 즐긴다는 의미입니다.” 그 역시 생각의 틀을 넓히려고 한다. 그간 조선 시대, 미인도, 기생 등의 키워드에 국한했다면 앞으로 상고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다양한 시대를 현대로 끌어내고자 한다.
‘차이差異’의 김영진은 한복에 서양적인 요소를 가미한다. 짐 톰슨의 타프타 실크와 이탈리아의 레이스를 사용하고, 조선 시대풍의 짧은 저고리에 삼국 시대풍의 치마를 입히는 믹스 매치를 즐긴다. “한복을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요. 소니아 리키엘이나 비비안 웨스트우드처럼 아방가르드하며 유머러스하고 시크한….” 루이 비통을 비롯한 해외 브랜드에서 쌓은 경력은 감각적인 한복을 선보일 수 있는 근원이다. 전통에 대한 인식도 놓치지 않는다. 레이스 아래로 목원단이 살짝 비치는 한복을 내놓는 그녀는 신부라면 연두저고리와 다홍치마의 삼회장저고리를 꼭 입을 것을 권한다.
“한복은 새로운 문화를 접하며 발전해왔어요. 고구려는 당나라, 고려는 원나라, 개화기는 서양의 영향을 받았지요. 최근의 한복 드레스는 세계적인 노출 트렌드가 반영된 것입니다. ” 이화여자대학교 의류학과 홍나영 교수는 말한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이 ‘퓨전 한복’을 선호하는 한편 전통 한복의 고급화도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전통 한복 역시 현대적인 변화가 가미된 것이라고 덧붙인다.
한복 화보의 촬영장에서 모델과 스태프들은 입고 싶은 한복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홍나영 교수의 말대로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사람이 한복에 관심을 갖고 입는 일이 아닐까? 그렇다면 전통 속에 현대적인 감각을 녹이는 이들의 작업은 성공적이다. 많은 사람이 입고 싶어 하는 이들의 한복은 전통뿐 아니라 동시대적인 공감을 얻는 ‘패션’의 의미를 지녔으니 말이다.


(왼쪽) Hanbok Dress
1990년대 중반 한복의 저고리를 벗기고 치마만 입힌,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영희의 한복 드레스는 발전을 거듭했다. 지금도 말기의 디자인을 변형하고, 볼레로 타입의 덧저고리와 매치하고, 새로운 실루엣과 배색, 소재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속살이 비칠 듯 말 듯한 노방 소재의 한복 드레스와 덧저고리. 치마 형식의 드레스는 뒷자락을 내리거나 올려 입는 방법에 따라 실루엣이 달라진다. 이영희 한국의상.

(오른쪽) Gray Grace
1980년대, 디자이너 이영희가 처음 선보이기 전까지 회색 한복은 곧 승복을 의미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어떤 색과도 잘 어울리는 화합과 융합의 색, 회색이 한복 디자인에 많이 사용된다.
꽃자줏빛 누비저고리와 파라핀 나염의 회색 치마. 저고리의 고름을 작게 만들어 활동하기 편하다. 이영희 한국의상.


(왼쪽) Modern Craftwork
한복을 입을 때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장신구다.
전통적인 가락지나 머리꽂이, 노리개 등이 일반적이지만, 모던 한복 또는 퓨전 한복에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럴 때 눈여겨볼 만한 것은 공예 작가의 손맛 나는 장신구와 빈티지 소품들.
금속공예가 서경희의 브로치를 전통적인 매듭 위에 단 노리개는 감각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차이 김영진.
부드러운 색상의 잔잔한 꽃무늬가 낭만적인 빈티지 비즈 클러치는 디자이너 김영석의 컬렉션이다.

(오른쪽) Mix & Match
화사한 연어색과 은은한 하늘색, 레이스와 모시, 조선 시대 말기 저고리와 삼국 시대풍의 치마.
디자이너 김영진의 옷에는 동양과 서양, 고대와 근대 그리고 현대가 섞여 있다.
레이스 소재의 저고리는 소매가 좁아 활동하기에도 편하다.
치마 안에는 무지기 치마를 받쳐 입어 볼륨을 강조하고 호박 장식의 노리개로 포인트를 더했다. 차이 김영진.


(왼쪽) With Crystal
디자이너 김영석은 한복에 크리스털이나 비즈를 장식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한창 붐을 이루다가 2000년대 들어서 사라진 금박 장식이 최근 부활하고 있듯, 화려한 한복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요즘 유행과 잘 어울린다.
꽃무늬 자수 위에 크리스털 장식을 더한 저고리는 어스름한 저녁이나 조명 아래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고름을 대신해 큼직한 꽃 모양의 크리스털 브로치로 여미는 디자인도 세련됐다. 김영석 전통한복 with 크리스털라이즈드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
옥사와 명주를 세 겹으로 매치해 단아한 듯 화려한 치마에는 매화 수를 놓았다. 김영석 전통한복.


(오른쪽) Tone on Tone
전통 한복에 모던한 요소를 가미하는 방법 중 하나는 현대적인 색상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홍치마와 연두저고리, 색동저고리 등 전통 한복의 배색이 대체로 대비가 강하고 현란했다면 톤온톤의 코디네이션은 한복을 한층 모던하고 세련되게 한다.
음양오행 사상을 기초로 하는 오방색 가운데 중앙을 의미하는 황색으로 배색한 한복 차림. 명주 치마, 양털을 던댓 목원단 배자, 은은한 무늬의 갑사 저고리 모두 김영석 전통한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