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 김종원-
눈 감으면 코를 베이는 것이 아니라
코만 남겨두고 다 베어가는
이 각박한 세상에서
세상 사람들이 바보라고 부르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하나가 생기면 반을 나누어 주고
열이 생긴다 해도 하나만 가지고
나머지 아홉은 가지지 못한 자에게
아낌없이 베풀어주며
더 줄 것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바보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길거리를 걷다가,
바닥에 엎드려 돈을 구걸하는 사람을 보며
"저런 사람들 대부분이 멀쩡한 사람들이래
불쌍하게 보이려고 괜히 아픈 척 하면서
일하지 않고 구걸하면서 먹고 사는거래"라고 말하는 내 옆에서
"그래도 혹시, 정말 혹시
저 사람만은 그런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잖아,
정말 몸이 아픈 사람일지도 모르잖아"라고 말하며
지갑에서 있는 돈을 다 꺼내어 주며
더 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구걸하는 그 사람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는
그런, 따스한 손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소위 "인맥"이라 불리우는
좋은 친구만을 사귀는 요즘 세상에서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만 사귄다는 것은
이 세상 사람들의 반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는
폐부를 찌르는 말 한마디 건내주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나는, 진정
사람 냄새 나는
바보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아니,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