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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이다♡

KBS2 수, 목 드라마 추노推奴 본문

음악,영화/드라마, 영화 ost

KBS2 수, 목 드라마 추노推奴

dhgfykl; 2010. 1. 18. 15:58

 



불과 몇 백년 전,
화폐가치로 계산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었던 이들은
유사시엔 사고 파는 것은 물론, 선물로 주기도 했고, 버릴 수도 있었다.
물건과 딱히 다르지 않은 대우를 받던 그들의 수는
조선 시대 초기를 지나 폭발하더니
급기야 임진왜란 직후인 1609년.
한반도 전체 인구의 47퍼센트, 한양 전체 인구 53퍼센트까지 육박하게 된다.
당시 양반들과 평민들 모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이니
저잣거리에서 숨 쉬고 살아가는 이들의 다수인 셈이다.

이런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거리에 나가면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절반 이상이 되는 세상을?
절반 이상의 사람들의 삶에서
희망이나 꿈, 전망조차 허락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고 보편적인 그런 세상을?
절반 이상이나 되는 인생의 값어치가 단지 얼마짜리 돈으로 결정된 그런 세상을?
절반 이상되는 이들의 사람답게 살고픈 바람이 오직 '도망'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 세상을?






이런 세상에서 살고 있는 '절반 이상의 사람들'에게
집권하고 있는 세력이 어디인지
왕이 어떤 후궁의 아이를 선택해 후계자를 삼으려 하는지
경쟁하는 또다른 아이와 집안이 어디이며
어떤 암투가 벌어지는지가 과연 자신들의 삶의 지침을 돌려놓을 만큼 중요한 일이었을까?
혹은, 양반들이라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뛰어난 영웅이 나타났다한들
그저 막연히 자신들의 신산스러운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일 뿐
그렇게 대수로운 일이었을까?

이런 세상의 모순이 극에 달했던 때가
드라마 <추노>(推奴)가 그리려는 시대이다.
이 시대를 살고 있던 '절반 이상'의 사람들 중에는
한 때 노비였지만 도망쳐 인간답게 살려는 이가 있고
지옥같은 저잣거리에서 스스로의 인간됨을 지키기 위해
노비들을 잡아들이며 맨몸으로 분투하는 이가 있고
노비로 전락해서도 세상을 향한 인간으로서의 소명을 버리지 않으려는 이가 있었다
그리고 나름의 절박한 입장이 서로의 목을 겨누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곤 했었을 터이다.
그 사연 위에 드라마 <추노>의 이야기는 씌여진다.

만약 몇 백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각자의 얼굴을 저 안에서 찾을 수 있다면
우리가 저잣거리를 살아가는 그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화폐가치가 인생의 값어치로 손쉽게 매겨지고
'88만원 세대'라던가, '비정규직 확대'와 같은 문구들로부터 눈길을 떼지 못하는 현재의 모순을
그 시대와 등가로 놓을 순 없다하더라도
맨몸으로 부딪혀 싸우지 않고서는
무엇인가의 노예가 되지 않고 사랍답게 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만큼은 여전하기 때문인지도.

지금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픽션이
지금 이 시대에서 잊혀져가는 것들을 바라보게 만든다면
다른 시대를 다룬 픽션은 필연적으로,
지금 이 시대 그 자체를 바라보게 만든다고 한다.
하여 드라마 <추노>는
왕가와 중신들이라는 날줄과 씨줄이 어지럽게 얽힌 '궁중사극'도,
어느 시대에 갖다 놓아도 특출날 수 밖에 없는 비범한 재주와 포부를 가진 개인들의 '영웅사극'도,
모두 에둘러
시대의 모순을 맨몸으로 부딪혀나갔던 조선 상놈들 이야기
'길바닥 사극'으로 나아가려 한다.
이 안에서, 도달할 수 없는 각자의 절박한 바람들이 어떻게 좌절해 가는지
그리고 그렇게 좌절해가면서도 어떻게 모여 역사가 되어 가는지를 보고자 한다.

 


 

 


 

 

 

 

 

 

 

 


 

 

 

 

 

 

 

 

 

 

잡아야 되니까...

주인 배신하고 도망간 노비들은 다 잡아서

원래되로 돌려 놔야되니까...

이대길(장혁)

 

 

 

 

이대길(李大吉)

요족한 양반가의 외아들로 과거준비는 뒷전이고
여종 언년이만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느 날 언년이의 오라비인 가노(家奴) 큰놈이가
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가는 바람에 멸족하고 혼자 살아남았다.

이후 큰놈이와 언년이를 잡기 위해 팔도를 떠돌다 추노의 길로 접어들었고,
지금은 조선 최고의 추노꾼이란 별호를 얻었다.

가슴에는 늘 언년이 용모파기를 품고 다니는데,
그것이 8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기만 한 언년이에 대한 애틋한 마음때문인지
한 때는 유복했던 옛 과거를 되돌려받고싶은 복수심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쫓기는 것이 아니외다 가야할 곳을 향해 달려 갈 뿐
도망노비가 된 조선 최고의 무장, 송태하 役 오지호


 

검으로는 조선에서 상대를 찾을 수 없다던 최고의 무장(武將).

조선 최고의 무사를 길러내는 훈련원 교관 시절, 병자호란을 맞아
가족을 잃고 끝까지 항전을 불사하지만 인조가 항복을 하며 전쟁이 끝난다.
홀로 적진에 뛰어들어 청나라 대장군 용골대와 수장승부를 겨루지만
승부를 내지 못하고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로 향한다.

이후 8년간 소현세자와 함께 지내며 그의 원대한 꿈을 함께 이룰 것을 결의한다.
귀국 후, 소현이 급작스럽게 죽고 뒤이어 몰아친
숙청 광풍에 누명을 쓰고 참형 직전에 노비로 떨어진다.
쥐죽은 듯 살던 그는 소현의 마지막 남은 아들 석견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탈출하고,
노상에서 혜원(언년)이를 만나 동행한다.

비록 팔천으로 떨어졌지만, 그는 스스로 양반이라는 자의식을 버린 적이 없다.
천것의 삶을 보내면서도 부국강병한 조선을 세우자는 꿈을 함께 꾼 소현세자는 없지만
그의 아들이라면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으리라 믿는다.
죽을 위기에 처한 소현의 아들을 무엇을 버리고도 꼭 구해내야 한다.
그러나 같이 동행하게 된 혜원을 지키는 것이 그만큼 또 소중해져 간다.

 

 

 

 

 

 

 

김혜원(언년이) 役 이다해

조선에서 여자로 태어나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요.
태어나서 아버지 뜻에 따라 살고, 자라서는 남편 뜻에 따라 살고,
늙어서는 아들에 기대 살고... 그게 다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그거 말고는 아무 것도 없네요. 여자란 운명이...

 

신분이 뭔지 모르던 어린 시절에는 대길이가 마냥 좋았다.
나이가 들어 신분과 지체가 얼마나 지엄한지 알고 난 후에도,
그녀는 마땅히 끝내야 할 연모를 접지 못해 애닳아 한다.

병자호란으로 한양이 발칵 뒤집어지고, 언년이는 청병들에게 끌려간다.
대길은 그 모습을 보면서도 차마 나서지 못하다가 뒤늦게나마 구하러 뛰어온다.
하지만 그 일로 언년이는 모진 고초를 겪는다.
주인집 도령을 홀린년이라며 뭇매를 맞고 어디론지 모르는 곳으로 팔려가게 되었다.
어미도 팔려갔고 아비도 팔려갔으니, 종년 인생에 ‘팔려간다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니었으나 대길과 헤어진다는 것이 오직 슬픔이다.

팔려가기 전날 오라비 큰놈이가 집에 불을 지르고 자신을 데리고 도망간다.
큰놈이는 수완을 부려 장사를 시작하고, 경강 어름에서 그래도 밥술깨나 뜬다는 거간꾼이 되었다.
그리고 언년이는 종의 이름을 버리고 김혜원이란 이름을 얻었다.

항상 큰놈이의 뒤를 봐주던 최사과가 혜원에게 통혼하고 혼례를 올리게 되지만,
그녀는 첫날 밤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친다.

조선에서 여자로 태어났으니 어찌 살아야 하는가.
한 남자의 딸로 태어나 한 남자의 부인으로 죽어야 하는 것,
아무 뜻 없이 남자들의 의지대로 움직여야만 하는 삶...
그녀는 그런 삶을 끝내려 한다.

집 안에서만 살던 혜원이 길 위로 나서는 순간, 세상 모든 것은 그에게 혹독할 수밖에 없다.
뭇 남자들의 노리개가 되기 직전 태하의 도움을 받아 운명처럼 그와 동행하는데,
석견을 찾은 후로는 뜻하지 않게 권력 싸움에 휘말려 들어간다.

8년간 한시도 잊지 못했던 그 이름 대길.
그러나 시종일관 태하와 자신을 쫓았던 악귀같은 추노꾼의 이름이 같다는 것을
늘 그리워했던 그 얼굴이 그 추노꾼의 얼굴이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자네의 목숨,
내가 원하는 우정은 그것일세



광포한 암살자가 된 2인자, 황철웅 役 이종혁


 


너는 항상 네가 나보다 낫다고 생각했겠지
그게 바로 내가 지금 너를 죽이려는 이유다.


송태하와 동문수학해 나란히 무과에 합격하고 함께 훈련원에 들어갔으나,
늘 태하의 그늘에 가려 2인자로 만족해야 했다.
송태하가 청군 진영을 향해 돌진할 때, 철웅은 그를 따르지 않았다.
그에게는 영광적인 죽음 보다는 살아서의 일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후 훈련원에서 고속승진을 하나, 청에서 돌아온 태하가 그의 상관으로 부임하게 된다.
태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를 친구로 대하지만, 철웅은 2인자로서의 열등감을 버리지 못하고
송태하를 누명에 빠뜨리는 역할을 자처한다.

노비가 된 태하가 도망친 후, 이경식에게 석견과 그의 주변 인물들을 암살하라는 지시를 받고는
저자의 쓰레기같은 해결사로 소문난 천지호 일당을 데리고 암살길에 오른다.

애초부터 살인자는 아니었으나 가는 곳마다 무고한 이들의 피를 숱하게 칼에 묻히고
스스로도 점차 고독하고 쓸쓸한 기운을 비친다.
그리고 대길의 추노패와 얽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점점 광폭해진다.

 

 

 

업복이 役 공형진
양반놈들 싹 죽이면 정말 우리 세상이 된대요?

관동 포수로 호랑이 사냥을 다녔으나 선대에 갚지 못한 빚 때문에 노비로 팔렸다.
머슴질 수삼년에 더 견디지 못하고 탈출했으나
대길에게 잡혀 오른쪽 뺨에 도망노비라는 문신이 새겨진다.

양반에 대한 뿌리 깊은 증오 때문에 양반을 죽여 상놈의 세상을 만든다는 당에 입당한다.
호랑이 사냥하던 귀신같은 총 솜씨로 밤마다 양반 하나씩을 죽여나가는데,
도망하느니보다 노비들의 세상을 만드는 일이 더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갈등하기 시작한다.
마누라 속곳 벗기기보다 쉽다는 호랑이 사냥과 사람 사냥은 또 달랐고
양반네들 싹 다 죽이면 오는 세상이 과연 바른 것인지도 요령부득이다.
하여 업복이는 지금 자신들을 규합해 일을 시키는 ‘그분’을 만나길 원하지만,
같은 상것이라는 ‘그분'은 구름위에 있는 듯 업복이를 만나주지 않는다.
그래도 업복이의 위태로운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도망노비로 잡혀 험한 꼴을 당했다는 같은 처지로 서로 의지해온 여종 초복이.

그러나 이 초복이가 다른 곳으로 팔려가 생이별을 하게 된다면,
바로 그 때 '그 분'이 노비해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지령을 내리게 된다면
업복은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인가?
업복이가 바라고 꿈꾸는 세상은 무엇인가?

이 질문 뒤로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을 때
업복이는 알았어야 했다 칼 든 자보다 무서운 이들이 붓든 자들이라는 사실을...



 

 

 

 

방화백 役 안석환

내 자네에게만 특별히 알려줄게..
지금 조정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문방구를 열고 심심풀이로 춘화나 그려 팔고 있는데,
때가 되면 언년이 용모화를 갱신하러 오는 대길을 단골로 두고 있다.



옛날에 조선을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로 유명했던 화공이라 자처하고
특히 명나라 화가 당백호와 자웅을 겨뤘다 하는데, 나이를 감안함에 근거는 희박하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제주도 그림을 그려 이경식 반대파를 역모에 옭아 넣는 등,
본인도 모르게 국정의 판도를 흔들어놓기도 한다.



정치 얘기를 좋아하며 권력의 부스러기와 내왕을 자랑하는 전형적인 서민의 모습이다.
무릇 먹물 먹은 사람은 백성들이 자기 뜻대로 움직이길 바라니,
방화백이야 말로 권력자들 입장에선 가장 다루기 쉬운 인물이다.

대길이 유숙하는 여각의 작은 과부를 흠모한다

 

 

 

큰주모 役 조미령 / 작은주모 役 윤주희
최장군님 그 실팍한 가슴에 확 한 번 안겨봤으면..

관기에서 물러나 별감 뒷방 생활을 하다가 일찍 홀로 되어 여각을 벌인 큰 주모.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숱한 파란을 겪고 그나마 있던 남편과도 사별했다는 동병상련으로
일을 돕다 아예 한집에서 자매처럼 지내고 있는 작은 주모.



둘 다 최장군을 노골적으로 사모한다.
남들에게는 그악스럽고 영악한 면을 보여도 최장군 앞에서는 여자이고 싶어 하는데,
티가 나도 너무 나서 대길과 왕손에게 매일 놀림을 받고
관심도 없는 마의와 방화백의 구애를 뿌리치느라 곤욕이다.



최장군이 원행을 떠날 때면 닭도 잡아주고 오리도 잡아주고, 지극정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