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상
오랜 그 옛날 하늘 파랄 때 엄마 되고픈 그 하얀 아이 인형 머리 매만지는 커다란 눈망울과 그 조그만 손 그땐 땅이 초록이었고 냇물이 진한 노랑이었지 하늘아 초록빛 땅아 그땔 아니 냇물아 나의 아이야 그 파란 하늘아 초록빛 땅아 그땔 아니 냇물아 나의 아이야
오 하늘아 초록빛 땅아 그땔 아니 냇물아 나의 아이야 그 파란 하늘아 초록빛 땅아 그땔 아니 냇물아 나의 아이야
1. 회상 I
2. 회상 II
3. 회상 III
지금 슬픈 내 모습은 무대 뒤의 한 소녀
애써 눈물 참으며 바라보고 있네
무대뒤에 그 소녀는 작은 의자에 앉아
두손 곱게 모으고 바라보며 듣네 나의 얘기를 오-
소녀는 나를 알기에 더 더욱 슬퍼지네
노래는 점점 흐르고 소녀는 울음 참지 못해
밖으로 나가 버리고 노래는 끝이났지만
이젠 부르지 않으리 이 슬픈 노래
이 노래가 끝이나면 많은 사람 환호 뒤로한 채
소녀에게 다가가 말없이 안아주리
5. 천국에서
1987년, 록의 열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었다. 해외의 헤비메탈 열풍과 때를 같이해 하드록과 헤비메탈이 한국 대중음악의 중심부로 파고들었다. 이전의 그룹사운드 세대와 차별되는 ‘부활’과 ‘시나위’ 그리고 ‘백두산’ 등이 등장해 성공했고, TV 가요 프로그램에 로커들이 수시로 출연할 정도로 기세등등했다. 방송과 공연, 음반이 제 기능을 하고 있었으며, 음악성과 인기가 떼어지지 않았던 시절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록 밴드들은 대체로 작곡을 주도하는 기타리스트와 개성 있는 보컬리스트가 역할을 분담하는 체제였다. 시나위의 신대철과 임재범, 백두산의 김도균과 유현상, 그리고 부활의 김태원과 이승철이 그러한 조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나위와 백두산의 경우 음악적 발언권을 일정 부분 나눠 갖고 있었던 것과 달리 부활의 구분은 더 명확했다. 결과적으로 이 구도가 밴드들의 와해를 초래한 원인들 중 하나였지만, 어쨌든 당시로선 효과적이었다.
데뷔작 ‘부활 Ⅰ: Rock Will Never Die’(1986)에서 부활의 대중성을 증명했다면, ‘부활 Ⅱ: Remember’에서는 록밴드로서의 자의식을 표출했다. 환상적인 무드까지 동반한 ‘회상Ⅰ’로 시작해 8분여에 이르는 ‘회상Ⅱ’, 그리고 후에 이승철이 ‘마지막 콘서트’로 다시 부른 ‘회상Ⅲ’로 이어지는 ‘회상 삼부작’은 단연 최고다. 그 시절 음반들의 운명이 대개 그러했듯 난데없이 끼어든 건전가요 때문에 흐름이 단절되긴 했지만, 이 음반이야말로 음악적 역량이 응집된 역작이다.
김태원의 아티스트로서의 욕심은 11분이나 연주가 계속되는 ‘천국에서’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또 세르지오 레오네의 명작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에 삽입된 엔니오 모리코네의 ‘Jill’s Theme’을 록 버전으로 커버하기도 한다. 기타리스트 김태원과 연주밴드 부활의 자기증명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김태원의 절규와 이승철의 미성이 조화된 ‘슬픈 사슴’을 비롯한 모든 곡들에서 특유의 거친 서정성과 대중성을 놓치지 않는다. 김태원은 세련된 스타일로 스스로를 갱신해간 신대철이나 블루스에서 국악적인 시도까지 섭렵하며 기타의 장인으로 성장해간 김도균과는 다른 색깔의 뮤지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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