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중요한 메모를 해두었다가 찾는데 한참이나 걸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생각, 나의 옷들엔 주머니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었죠.
바지에서 티셔츠,스웨터에까지 수많은 주머니들을 일일이 들쳐보느라 당황스러웠던 경험.
나는 이 주머니들이 내가 성장하고 사회에 길들여져가면서 갖게되는욕망, 욕심이라는 주머니가 아닌가 하고 비추어보았습니다.
어린 시절엔 최소한의 것으로도 만족하던 것이 이제는 자꾸 `더,더'라는 소리만을 외칠 뿐 쉽게 만족할 줄 모르는 나의 주머니
인간이 태어나서 마지막에 입는옷,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합니다.
이제 내 마음의 욕심이란 주머니를 헐거이 모두 비워내고 그 없음의 여유로움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저, 비우고 고요히 살아가게 캄캄한 밤 하늘의 별을 헤며 반딧불 벗삼아 막걸리 한 잔 쏘쩍새 울음소리 자장가 삼아 잠이 들어도 마음 편하면 그만이지.
가진 것 없는 사람이나 휘황찬란한 가진 것 많은 사람이나 옷입고, 잠자고, 깨고, 술 마시고, 하루 세끼 먹는 것도 마찬가지고 늙고 병들어 북망산 갈 때 빈 손 쥐고 가는 것도 똑 같지 않던가 우리가 백년을 살겠나 천년을 살겠나?
한푼이라도 더 가지려, 발버둥쳐 가져본들 한 치라도 더 높이 오르려, 안간힘을 써서 올라 본들 인생은 일장 춘몽 들여 마신 숨 마저도 다 내뱉지 못하고 눈 감고 가는 길 ···
마지막 입고 갈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는데 그렇게 모두 버리고 갈 수 밖에 없는데 이름은 남지 않더라도 가는 길 뒤편에서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나 없도록 허망한 욕심 모두 버리고
베풀고, 비우고, 양보하고, 덕을 쌓으며 그저, 고요하게 살다가 조용히 떠나 보세나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사랑을 베풀고 살아가세
-좋은글 중에서-
배경음악 :Entre N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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