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이다♡
[스크랩] 사랑과 음식의 공통점 본문
시인이었던 고 미당(未堂) 서정주는 당대의 미식가(美食家)가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어떤 시인은 미당의 미식 기질을 여성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연관 짓는 시도를 한 적도 있다. 하긴 미식이란 게 뭔가를 감수성 있게 느끼는 행위이고 보면, 미식가의 기질을 가진 사람은 여성을 느끼는 촉수도 발달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애니웨이, 선수이자 미식가였던 미당이 ‘평생 먹어 본 것 가운데 가장 훌륭한 음식은 전복 삶은 물’이라 했단다.
호기심 천국의 영포왕자인 나는 당장 전복을 사다 삶아 보았다. 살짝 푸르스름한 빛깔이 도는, 나로선 도무지 찝찌름한 맛밖에 모르겠는데 그 액체가 뭐기에 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짐작하건대 그의 손을 들게 한 맛은 ‘담백함’이 아닌가 싶다. 갖은 양념으로 지지고 볶아 첫술부터 혀를 감아 도는 화려한 맛에 지친 그가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담백함에 반했던 게 아닌가 싶다.
누군가는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도 하고 창밖에 빗물 같다고도 하고 얄미운 나비인 것 같다고도 하지만 요즘의 나는 사랑은 음식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과 음식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달콤할수록 몸에는 해롭다는 것, 유통기한이 있고 변질되기도 쉽다는 것, 하지만 잘 숙성시키면 처음과는 또 다른 깊은맛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재료가 훌륭하면 특별한 조리나 양념 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맛을 낸다는 것!
얼마 전, 강남에서 뜨고 있다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다가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와~ 이거 엄청 맛있다! 근데 이거 뭐로 만든 거였지?’
원래의 재료가 무엇인지도 모를 만큼 꾸며진 음식에 혀가 즐거운 내 저렴한 미각이 부끄러웠다.
그러고 보면 연애를 하다 가끔 ‘내가 도대체 왜 이 사람이랑 사귀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건 다 이유가 있구나 싶기도 하다. 내가 하는 사랑의 맛은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시원하고 담백한 전복 삶은 물처럼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고 완벽한 맛을 내고 있는 건 분명 아닐 것 같다.
설탕을 줄여서 단맛을 좀 거둬내야겠다. 쓸데없이 맵기만 해서 상대의 속을 할퀴는 짓도 좀 줄여야겠다. 혀를 마비시키고 뒷맛까지 들쩍지근하게 만드는 조미료는 이제 그만 써야겠다 싶지만 그것 없이도 괜찮은 맛을 낼 훌륭한 재료인가 싶어 나를 살피게 된다.
도대체 내 몸 어디에 유통기한이 찍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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